무주택 청년 대상 80% SH 매입 지분 공유 방식 도입
도시개발 이익 활용해 '서울찬스 5종 주택' 정책 완성
사전협상제 통한 공공기여금으로 재원 안정적 확보 추진
오세훈 후보는 17일 도시 개발이익을 청년 주거 문제 해결에 본격 투입하는 ‘서울내집’ 공약을 발표했다.
이 공약은 서울 무주택 청년세대 약 3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무주택 청년이 2026년 기준 서울 주택 중위가격 12억원 이하 주택 가운데 원하는 집을 선택해 신청하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이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다. 청년은 집값 20%만 내고, 나머지 80%는 SH가 낸다.
단, 실거주자를 위한 정책으로 전월세 임대는 허용하지 않는다. 부모찬스를 쓸 수 없는 청년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가구 유형과 부모 자산 수준 등을 종합 고려해 여건이 어려운 청년부터 우선 지원한다. 서민가정과 1인 가구 등에 두터운 지원이 돌아가는 구조다.
오세훈 후보는 서울시장 재임 중 신혼부부용 장기전세 ‘미리내집’, ‘반값’이나 ‘할부’로 시작하는 ‘바로내집’, 역세권 임대주택 ‘청년안심주택’ 정책을 실행했다. 다음 임기에는 이들을 확대하는 한편 쾌적한 환경과 월세 경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대학 새내기를 위한 ‘새싹원룸’을 추가로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발표한 서울내집을 더하면 무주택 청년세대를 위한 ‘서울찬스 5종 주택’ 정책이 완성된다. ‘서울찬스 5종 주택’을 통해 공급될 주택은 미리내집 2만호, 청년안심주택 2만호, 새싹원룸 1만호, 바로내집 600호, 서울내집 8000호 등 총 8만2000호다.
재원은 도시계획 결정 과정에서 생기는 공공기여금으로 ‘개발이익 청년자산화 기금’을 조성해 충당한다. 서울시는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예정돼 있어 지속적으로 기금 확충이 가능한 구조다. 재원의 핵심 축은 서울시가 2009년 전국 최초로 도입해 현재 28개 지자체로 확산된 ‘사전협상제도’다. 민간이 대규모 부지를 개발할 때 용도지역 상향 등으로 사업성을 높이는 대신 개발이익의 일부를 공공기여로 환수하는 제도다.
현재까지 25개 사전협상 대상 부지에서 확보된 공공기여 규모는 누적 10조원을 넘어섰다. 오랫동안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됐던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는 서울숲과 연계한 복합개발로 탈바꿈하며 연내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동서울터미널 입체 복합개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서초 롯데칠성 등 사업성과 공공성을 모두 갖춘 대형 부지들도 협상을 앞두고 있거나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사전협상제의 공공기여 현금 비중을 점차 확대해 도시 내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강북형 역세권사업 대상은 153개에서 325개로 대폭 늘리고, 성장거점형 도심복합개발도 2026년 6월부터 5년간 35곳을 발굴할 예정이다. 오 후보는 기업은 규제 완화로 개발 기회를 얻고, 서울시는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청년은 도시 성장의 이익을 나눠 갖는 ‘윈-윈-윈 구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이번 공약은 사회의 성장 과실을 청년들에게 배분하자는 철학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단발성 주거비를 보조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가 발전할수록 청년의 미래 자산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부모의 자산 격차에 따른 청년 세대의 초기 출발선 불평등을 해소하는 목표를 담았다.
재원 조달 방식이 명확하고 기존에 실행 중인 제도와 조화를 이루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점도 다른 후보자들의 공약과 큰 차별점이다.
오 후보는 “서울이 성장할수록 청년의 자산도 함께 커지는 구조가 진정한 의미의 도시 성장”이라며 “개발이익이 소수의 지갑이 아닌 미래세대의 자산으로 흘러가는 시스템을 서울이 처음으로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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