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종식돼도 고유가 유지..인플레 우려 그대로
연준서 기준금리 동결해도 시장금리는 상승세
이미 미 10년물 국채 금리 약 4.6%까지 뛰어
한국 시장금리는 이 속도 따라가기 힘들어
미, 중간선거 앞두고 감세정책 전망..재정적자↑
이는 다시금 장단기 금리차 키우는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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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권에서 원·달러 환율을 결정짓는 요소가 중동 사태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 미국 장기금리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은 중동 사태가 핵심 요인이다. 그 불확실성이 키운 달러 기대수요와 고유가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겹치면서 유발된 강달러가 환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전쟁 종료와 함께 하락 전환될 국제유가로 물가에 대한 부담이 일시 완화됨에 따라 환율이 조정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가 유지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긴축을 할 명분이 사라질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이미 굳건한 물가 상승세는 연준 신경을 거스르고 있기도 하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분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이때 2.8% 상승률을 보이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결국 이 같은 환경은 기준금리보다 외환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미국 장기금리를 자극하게 된다. 실제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59%까지 뛰었다. 같은 날 30년물 금리는 5.12%까지 튀었으나 국내 국고채 금리를 이때 각각 4.217%, 4.131%를 가리켰다.
미국 시장금리가 오르면 달러는 그쪽으로 빨려 들어가고 외국인 증시 이탈 압력은 커지면서 '강달러, 약원화' 구도는 보다 견고해진다.
설령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연준은 동결을 택해 한미금리차가 좁혀진다고 해도 시장금리 기준으론 한국이 미국 속도를 따라잡긴 어렵다.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대규모 감세 드라이브를 결면 장기금리는 다시금 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정적자 우려 가중으로 국채 공급 확대가 예상되면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상수지 흑자,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등은 (달러를 벌어들임으로써) 올해 중반 혹은 3·4분기 초 환율을 1400원대 중반까지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전쟁이 끝나면 미국 정책의 중심을 감세로 이동하고 이는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키워 장단기 금리차(10년물-기준금리)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는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물가와 재정적자가 덜하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금리차는 벌어지게 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국내 외환당국이 이 같은 외생 요인에 대응할 방안은 마땅치 않다. 사실상 달러를 푸는 게 유일한 수단이다. 이를 위한 실탄인 외환보유액은 약 4300억달러이지만, 그 이자·수익으로 연 200억달러 대미 투자자금을 조성해야 해 무작정 풀 수 없는 실정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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