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사흘 앞둔 18일 대화를 재개키로 하고, 정부도 긴급조정권을 처음 언급하면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당초 18~19일이 유력한 재판부의 결론 디데이로 거론됐지만,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파업 직전까지 결론을 내지 않을 가능성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17일 "이미 심문 기일을 마친 만큼 재판부 내부에선 결론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쟁점이 많아서 주말 사이 결정문을 작성하고 이르면 18~19일 중에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18일로 잡힌 2차 사후조정이다. 노사는 이날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 등을 놓고 다시 입장차 좁히기를 시도한다.
만약 노사 합의가 극적으로 마무리되고 사측이 가처분 신청을 취하할 경우 재판부는 쟁의행위의 위법 여부를 따로 판단하지 않은 채 즉시 소송 절차를 종결하면 된다.
또 다른 변수는 정부가 17일 거론한 '긴급조정권'이다.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되고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경우 노조는 최대 30일 동안 파업을 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가처분의 핵심인 '긴급한 필요성'이 일시적으로 소멸하므로, 통상 재판부는 결정 기일을 미루거나 추후 지정하게 된다. 다만 노조가 정부의 긴급조정권마저 무시한 채 파업을 강행하면 명백한 위법이 되기 때문에 재판부가 가처분을 인용할 가능성이 극도로 높아진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재판부 입장에서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기 전에 노사 대화를 통한 타협 등 다른 해결 방법이 있다면, 그 과정을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노사 합의가 불발된 상태에서 정부의 긴급조정권마저 나오지 않을 경우 결국 모든 '공'은 재판부로 넘어오게 된다. 이때는 가처분 결정이 20일 오후 혹은 21일 자정 등 파업 직전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법조계는 내다본다. 파급력이 상당한 사건이라는 점을 감안해 재판부가 파업 돌입 직전까지 자율적 합의를 위한 '최후의 시간'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취지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재판부가 삼성전자 쟁의행위의 절차적 정당성은 일부 인정해 주되, 경제적·사회적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인용' 등의 절충형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한다.
반도체 라인 등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장 점거만 금지하고 나머지 일반적인 파업 형태는 허용해 주는 등의 '제한적 인용' 가능성이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의 21일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집회 신고는 아직 철회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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