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면세업계가 수년간 이어진 불황의 터널을 지나 본격적인 실적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중심의 외형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 구조로 고강도 체질 전환을 추진한 게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돈 먹는 하마'에서 탈피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업체들은 올해 1·4분기 나란히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과거 매출 확대를 위해 송객수수료 경쟁에 뛰어들던 방식에서 벗어나 비용 효율화와 개별관광객(FIT)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1·4분기 매출액 8846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 이후 중국 단체관광 회복 지연과 과도한 송객수수료 경쟁, 공항 임차료 부담 등으로 수년간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왔다. 특히 따이궁 매출 비중 확대 경쟁이 격화되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실제 이익은 남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해외 철수·공항 재편..몸집 줄이기 효과
면세업체들이 최근 수년간 희망퇴직과 점포 효율화, 공항 사업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수익 성장의 요인이다.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공항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상태다. 최근에는 2034년까지 계약이 남은 호주 시드니 시내점의 조기 철수 검토에 들어가고 괌 공항점 철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반등의 핵심 배경으로 '따이궁 의존 축소'를 꼽는다. 과거에는 송객수수료를 높여 매출 외형을 키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마진이 높은 개별관광객 중심으로 고객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출 규모 자체가 경쟁력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남는 장사를 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무리한 송객수수료 경쟁을 줄이고 FIT와 럭셔리 소비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개별관광객 중심 전략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1·4분기 외국인 FIT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중국은 68%, 대만은 38%, 베트남은 255% 늘어나는 등 다국적 고객층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공항 사업 구조조정 효과도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과거 업계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 과정에서 높은 임차료 부담을 떠안았지만 최근에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거점 중심으로 재편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면세업계 전반이 점포 효율화와 희망퇴직 등을 거치면서 고정비 부담을 상당 부분 줄였다"며 "예전처럼 외형 경쟁에만 집중하기보다 수익성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다시 짜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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