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연체채권 5%에 매각하면 25%p 손실보는 구조 조달금리 낮은 은행 차입 등 실질적 인센티브 제공 여부 관건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를 정조준하면서 7년 이상 장기 연체채권을 매각하는 정부 새도약기금에 대부업계의 참여 압박이 높아질 전망이다.
대부업계는 액면가 20~30% 안팎에 사들인 연체채권을 5% 수준으로 새도약기금에 넘기면서 손실을 보는 구조라 아직 새도약기금 참여율이 절반에 그치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부업계의 새도약기금 참여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연체채권 추심 업무가 주요 사업인 대부업계 참여를 높이려면 유명무실한 우수대부업 제도 활성화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17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장기연체채권 보유 금융 회사·기관 중 새도약기금에 아직 가입하지 않은 곳은 15개사다. 특히 업계 1·2위 업체는 아직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기준 대부업권이 보유한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인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채권 규모는 약 4조9000억원으로 전체 대상 채권 16조4000억원의 약 30%를 차지한다. 특히 대부업 상위 30개사가 대부분을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업권의 새도약기금 참여율은 '절반'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대부업체가 사들인 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으로 넘길 때 가격 차이가 약 25%p에 달한다는 점이다. 대부업체는 통상 자체 채권추심업체를 통해 부실채권을 20~30% 가격에 매입한다. 지난 2024년 대부업권의 부실채권 평균 매입가율은 29.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제시한 새도약기금의 장기 연체채권 매입가율은 액면가의 5% 수준이다. 대부업체의 손실이 불가피한 구조다. 대부업체가 새도약기금에 연체채권을 싼 값에 팔면 연체채권을 사올 때 빌렸던 돈을 갚지 못할 뿐 아니라 영업기반 자체를 흔들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실채권(NLP) 회사는 추심이 수익 기반으로 생계와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새도약기금 가입 시 인센티브 외에 추가적인 해결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우선 대부업계에 제시한 인센티브는 △협약 가입 대부업체에 대해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대상채권 매각 허용 △새도약기금 가입 대부회사에 은행권 차입 허용 등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코로나19 때 금지했던 개인연체채권을 풀어주는 방안 등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부업계가 요구하는 우수대부업자 제도 활성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수대부업자에 선정되면 은행 차입이 허용돼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어서다. 다만 은행이 대부업계에 저금리로 대출하는 것에 대한 여론의 부담이 여전한 데다 상록수 사태를 계기로 은행이 우수대부업 제도 활성화 자체를 꺼려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업에 대한 자금지원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더 필요하다"면서 "금융업은 생산적금융에 해당하지 않아 은행들이 금리를 자체적으로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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