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 박재현 5안타 4득점 2도루 원맨쇼… 호랑이 타선 완벽한 선봉장
김도영 12일 만에 13호포 가동, 시즌 10번째 선발 전원 안타 '16-7' 대승
삼성 최원태 4이닝 7실점 와르르… 5회 1점 차 추격에도 불펜 방화로 선두 헌납
[파이낸셜뉴스] 초여름의 열기가 달아오른 대구벌. 하지만 그보다 더 뜨겁고 매서운 것은 호랑이 군단의 방망이였다. KIA 타이거즈가 장단 21안타를 몰아치는 무자비한 융단폭격으로 사자 군단의 마운드를 붕괴시켰다.
KIA는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16-7의 압도적인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주말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KIA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주행 버스에 오르게 됐다. 반면 시즌 16번째 홈경기 매진을 기록하며 만원 관중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었던 삼성은 뼈아픈 대패와 함께 리그 선두 자리를 LG 트윈스에 내주고 말았다.
이날 경기의 절대적인 지배자는 단연 KIA의 '신형 엔진' 박재현이었다.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무려 6타수 5안타 2타점 4득점 2도루라는 만화 같은 스탯을 찍으며 문자 그대로 '원맨쇼'를 펼쳤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신기록이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와 도루로 공격의 혈을 뚫은 박재현은 경기 내내 삼성 배터리를 쉴 새 없이 괴롭히며 완벽한 리드오프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선봉장이 펄펄 날자 중심 타선도 거침없이 폭발했다. 1회초 김호령과 김규성의 적시타로 가볍게 3점을 선취한 KIA는 2회초, KBO리그 최고의 아이콘 김도영이 대포를 가동하며 기세를 올렸다. 2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삼성 선발 최원태의 148km짜리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지난 5일 한화전 이후 12일 만에 터진 갈증을 씻어내는 시즌 13호 홈런이었다.
물론 1위 수성에 나선 삼성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4회까지 1-7로 끌려가던 삼성은 5회말 공격에서 KIA 선발 김태형이 흔들리는 틈을 타 맹렬한 추격전을 전개했다. 1사 만루에서 최형우, 디아즈, 박승규가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고, 이어 등장한 대타 강민호가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순식간에 6-7, 턱밑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사자 군단의 포효는 거기까지였다. 쫓기는 상황에서도 KIA 타선의 집중력은 식지 않았다. 6회초 공격에서 박민의 2루타와 박재현의 적시타로 다시 도망간 KIA는 김도영의 내야 안타와 상대 폭투, 그리고 새 외국인 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의 적시타 등을 묶어 대거 5득점 하는 '빅이닝'을 완성했다. 단숨에 12-6으로 점수 차가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의 추가 기울어버린 순간이었다. KIA는 9회초 대타 한준수의 쐐기 우월 투런포까지 터지며 올 시즌 팀 10번째 '선발 전원 안타'라는 대기록을 자축했다.
마운드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찾았던 삼성 선발 최원태는 이날 4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8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타선의 맹추격으로 1점 차까지 따라붙었던 6회초, 급하게 올라온 불펜진(김태훈, 이승현)마저 불을 끄지 못하고 방화에 합류한 것이 삼성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었다. 전병우와 이재현 등 내야 주축 요원들의 컨디션 난조 결장도 수비와 공격 양면에서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KIA 선발 2년 차 김태형은 4.1이닝 동안 4개의 볼넷을 내주며 다소 흔들렸으나, 수비 실책 등이 겹치며 5실점 모두 비자책으로 기록되는 불운 속에서도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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