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HD현대중 등 성과급 연동 요구…삼성바이오, 1일부터 전면파업 국가 경제 악화 더해 노동 이중구조 심화 우려 잇달아
현대차·HD현대중 등 성과급 연동 요구…삼성바이오, 1일부터 전면파업
국가 경제 악화 더해 노동 이중구조 심화 우려 잇달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김보경 기자 =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상한제 폐지로 촉발된 노사 간 보상 갈등이 삼성전자의 파업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위기는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화 등을 요구하는 데서 시작됐다.
다만 이러한 '성과급 치킨게임'이 반도체를 넘어 자동차, 조선, IT 등 국가 중추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어 중동 사태로 위기에 빠진 국가 경제 회복을 저해하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 정부까지 나섰지만…파업 전운 감도는 삼성전자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하고, 전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올해 삼성전자가 영업익 300조원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45조원을 반도체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국내 임직원 7만8천명에게 이를 배분하면 1인당 6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사측은 노조 요구대로 영업익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제도화할 경우 미래 투자 여력이 위축되고 사내 갈등은 물론 전체 산업계에 부담이 우려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사 대화가 난항을 겪자 정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최근 1차 사후 조정이 결렬되는 등 파업 전운이 점점 짙어지는 모습이다.
파업에 따른 피해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는 등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에서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긴급조정권은 파업에 따른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정부가 30일간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조정 및 중재를 진행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을 사흘 앞둔 이날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타협점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파업을 벌일 경우 5만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 산업 전반 확산한 '성과급 치킨게임'…파업으로 이어지나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일정 부분의 성과급 지급을 골자로 하는 보상 요구는 임단협 과정을 통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천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등을 담은 올해 임협 요구안을 사측에 보냈다.
HD현대중공업 통합 노조도 기본급 14만9천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공정한 성과 배분 등을 골자로 한 임금인상 요구안을 오는 20일 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일렉트릭처럼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주장하는 등 성과급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노조들도 늘고 있다.
사측이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노조가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서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이는 지난 2011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이다.
삼성바이로직스 노조는 1인당 3천만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했고,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13차례 교섭을 이어왔으나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여기에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도 무위에 돌아가자 노조는 이달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 국가 경제 악화 더해 노동 이중구조 심화 우려
이러한 '성과급 치킨게임'이 고착화하고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투자 및 고용 위축 등으로 경제 전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된다.
여기에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을 계기로 이 같은 파업 위기는 중소 협력업체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영업이익의 고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주는 제도도 정착하게 되면 중소기업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대기업으로 인력 쏠림 현상으로 인력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더욱 확산하면서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성과급 악순환'이 파업과 생산 차질을 야기할 경우 안 그래도 어려운 현 경제 상황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