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 약 320% 증가…코로나 당시 운임도 넘어 트럭 운송·소형 선박 등 동원하지만 화물 적체 여전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중동 지역의 화물 운송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육상 운송과 소형 선박 등을 활용한 대체 항로를 가동하고 있지만 물류 차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발 걸프·홍해 노선의 운임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록했던 최고치도 넘어섰다.
데이터 제공업체 클락슨스리서치에 따르면 표준 20피트 컨테이너(TEU) 운송비는 전쟁 이전 980달러(147여만원)에서 5월15일로 끝나는 주간에 평균 4131달러(620여만원)로 뛰었다.
FT는 "연료비 상승과 함께 육로 운송용 트럭 확보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글로벌 해운사들은 홍해·오만만 인근 항구를 중심으로 육상 운송 노선을 활용하고 있다. 화물을 다른 항구로 우회시킨 뒤 트럭이나 소형 선박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방식이다.
주로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킹압둘라,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 등에서 사우디 담맘, 이라크 바스라, UAE 제벨알리 등으로 연결된다.
다만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화물 적체가 장기화되면서 병목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해운사 하파그로이드 최고경영자(CEO)인 롤프 하벤 얀센은 "걸프 지역으로 물자를 운송하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은 육로뿐이지만, 수송 용량은 제한적"이라며 물동량이 전쟁 이후 60~80% 감소했다고 밝혔다.
비료 무역업체 헥사곤그룹의 크리스티안 웬델 사장은 "일반적으로 비료 수출 물량은 3만~5만 톤 수준이지만, 트럭 한 대당 적재량은 약 30톤에 불과하다"며 "물류 측면에서 악몽 같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사우디아라비아 기업들은 비료 생산용 요소 화물을 트럭으로 14~15시간 운송하고 있으며, 톤당 80~90달러의 추가 비용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업체 존메이슨인터내셔널의 총괄 매니저인 데이비드 오자드는 "현재 육로 운송에 활용되는 항구들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적체 해소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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