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필입 한국삭도공업 남산케이블카 본부장
군사정권 특혜는 과장된 의혹
40년 적자에도 시민의 발 역할
낡은 캐빈 개선 시도했지만 막혀
곤돌라, 서울시 환경정책과 상반
케이블카 수익 환원 등 대안 제시
'독점'과 '특혜'라는 날 선 비판 속에서도 현장을 지켜온 허필입 남산케이블카 본부장(사진)은 18일 파이낸셜뉴스와 의 인터뷰에서 "갈등과 대립보다는 협력을 통해 공공성과 환경, 시민 편의를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본부장은 최근 이어지는 '특혜 독점' 비판에 대해 "남산 케이블카가 처음 문을 연 1960년대 초반은 대한민국에 관광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시절"이라며 "당시 순수 민간 자본을 투입해 사업을 시작한 것은 특혜가 아니라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40년 가까이 적자를 면치 못하거나 아주 적은 수익으로 버티면서 시민의 발이라는 사명감으로 운영을 이어왔다"며 "이를 이제 와서 군사정권의 산물이나 특혜 사업으로 몰아가는 것은 지난 60년의 역사와 헌신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무기한 독점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허 본부장은 실제 경영 상황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 매출 100억 원을 넘긴 해는 전체 역사에서 관광 수요가 급증한 최근 일부 기간뿐"이라며 "2000년대 이전까지는 연 수익 1억 원을 내기도 어려운 영세 사업자였던 시기가 훨씬 길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당기순손실 11억 원, 24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허 본부장은 "궤도산업은 철도와 같아서 초기 투자비 회수 기간이 매우 느린 인프라 산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허가 기간을 따로 두지 않았던 것도 그런 산업적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곤돌라 설치 추진에 대해서는 "단순히 기존 사업자의 이해관계 차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허 본부장은 "수요가 정해진 구간에 유사한 이동 수단을 두 개 만드는 것은 중복 투자이자 자산 낭비"라며 "약 400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되는데 공공과 민간이 출혈 경쟁을 벌이면 결국 시민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남산은 생태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라며 "지주 설치와 대규모 공사가 서울시가 강조하는 생태 복원 방향과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 년간 민간이 안전하게 운영해온 시장에 규제 권한을 가진 지자체가 직접 진입하는 것도 상거래 측면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기 줄과 시설 노후화 지적에 대해서는 "운영사가 개선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시스템 현대화와 캐빈 용량 증설(48인승→72인승)을 위해 서울시에 여러 차례 변경 신청을 했지만 '경관 보호'를 이유로 번번이 불허됐다"며 "시설 개선은 막아놓고 이제 와서 '낡고 수송력이 부족하다'며 새로운 공공 곤돌라를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허 본부장은 공공성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환경 훼손을 감수하며 신규 시설을 짓기보다 기존 케이블카 수익을 시민사회에 환원하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그동안은 기부행위 제한 등 법적 근거가 불명확해 사회 환원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측면이 있다"며 "서울시와 충분히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삭도공업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기존 어린이 사생대회를 올해는 중증장애인으로 넓혀 서울시 중증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희망싹그림공모전'도 검토 중이다. 수상작은 남산케이블카 실내외 전시장에 전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허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남산 케이블카는 60년 동안 서울 시민과 함께해온 근대 문화유산이자 중요한 관광 인프라"라며 "갈등과 대립보다는 협력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시민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의 제도적 합의를 서울시와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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