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첫 재정사업 평가 결과 공개
"민간 전문가 153명, 낭비 걸러내"
노동부·중기부 등 3조원대 감액
인사처·산림청·금융위도 대상에
정창길 기획처 재정성과국장은 "153명의 외부 민간 전문가 평가단이 재정 낭비와 비효율을 엄격하게 평가한 결과"라며 "이를 내년 예산 편성과 강력하게 연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 평가 결과를 보면, 전체 평가대상 사업(2487개) 중에 감액·폐지·통합 등 지출 구조조정 대상은 901개(36.2%)로 집계됐다. 감액 사업에 15% 구조조정 원칙을 적용할 경우 약 7조7000억원 수준의 재정 절감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재정사업 자율평가를 통한 지출 구조조정 규모(1조3000억원)의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다.
부처 별로는 국토교통부가 전체 156개 사업 중 80개 사업(21조9737억원)이 감액 및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돼 구조조정 대상 예산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고용노동부(31개, 3조6510억원) △중소벤처기업부(35개, 3조5350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66개 사업, 3조4458억원) △기후에너지환경부(91개, 3조2567억원) △보건복지부(69개, 2조6696억원) △문화체육관광부(69개, 2조4086억원)가 뒤를 이었다.
처와 청, 위원회 중에서는 인사처(5개, 6183억원), 산림청(25개, 1조2270억원), 금융위원회(10개, 1670억원)가 구조조정 대상 예산이 많았다.
유형별로 보면 대표적으로 행안부의 공무원 통근버스 운행 사업은 수도권 노선 축소와 정부세종청사 중심 재편 필요성이 지적됐다. 복지부의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사업은 동종 사업 간 중복, 금융위원회의 청년도약계좌 출연 사업은 유보금과 이월 재원 누적 문제가 지적됐다.
통합 대상 중에는 기후부의 탄소중립사업화 지원 사업이 부처 내 유사 사업과 기능이 겹친다는 이유로 통합 필요성이 지적됐다. 또 노후 공동주택 세대별 점검 사업과 전기설비 안전점검 사업은 동일한 법률(전기안전관리법)에 근거해 관리체계를 통합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과기부의 '3D프린팅 산업육성 기반 구축 사업'은 부처 간 유사 사업이 많아 대표적 폐지 사업으로는 제시됐다. 해수부의 제주해양치유센터 건립 사업, 국토부의 서울도시철도 전동차 증차 한시 지원 사업도 비슷한 이유로 폐지 대상에 포함됐다.
기획처는 이번에 평가방식을 확 바꿨다. 기존에 각 부처별로 알아서 해왔던 부처 사업 평가를 외부(민간) 전문가 평가로 전환했다. 재난안전평가(행정안전부), 일자리사업(고용노동부), 균형발전(지방시대위원회), 중소기업 지원(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재정사업까지 평가 대상도 확대했다.
지난 20년간 부처 손에 맡겨 둔 '짬짜미 깜깜이' 평가로 신뢰성이 추락한 후진적 평가 체계를 개선한 점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400조원에 육박하는 의무지출이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재정사업 평가를 통한 예산 감액만으로는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노인 70%에 지급하는 기초연금, 내국세의 20% 정도를 자동 배정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의무지출의 근본적 구조조정이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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