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아파트 사고' 기억 생생한데
여야 정치권은 책임공방에만 몰두
무엇보다 철근을 규정대로 사용하지 않은 '검단 아파트 사고' 기억이 생생한데 또다시 철근 누락이 확인된 것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시민들이 이용하는 GTX역 공사 구간에서 발생했다고 하니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아파트도 그렇지만 지하 시설물은 수백년을 견딜 만큼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 한번 건설하면 재공사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만에 하나 붕괴사고가 나면 상상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작업자가 실수했다는 해명만으로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반드시 책임 소재를 밝혀 공개해야 한다.
큰 사고는 의외로 작은 허점에서 비롯된다. 댐에 작은 구멍을 낸 채 완공한다면 그 구멍이 댐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작업자든 누구든 작은 것이라도 실수를 해서는 결코 안 되는 것이다. 기둥 50개에서 시공 잘못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규모도 크다. 지하시설물은 지어 놓으면 문제가 있어도 건물처럼 부수고 다시 지을 수 있는 성격의 공사가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시공사로부터 이런 사실을 처음 보고받고, 올해 4월 29일 국토부에 공식 보고했다는데 보고가 왜 이렇게 늦어졌는지도 의문이다. 서울시와 현대건설 측은 붕괴 위험성은 없다고 하는데, 일부러 감추고 늑장 보고를 하지는 않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또 일어났다. 공사 진행과 감독은 철두철미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시공이나 감리 과정이 매우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 다 건설해 놓고 한참이 지나서 이제야 갑론을박하는 행태가 더 한심하다.
현재 단계에서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사후대책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운행 일정이 늦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다 허물고 새로 짓는 한이 있더라도 완벽한 보완책을 세우기 바란다.
더 한심한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부실공사를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삼고 있는 정치인들의 행태다. 서로 책임을 따지고 공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원인부터 파악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게 바른 방향이다.
정치권이 부실공사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정치적 먹잇감을 발견한 듯 서로 싸우고 말았으니 사고가 계속 일어나는 것이다. 그 시간에 현장에 나가 어떻게 하면 재발을 막을 수 있을지 살펴보고 어떤 방지책을 마련할지 고민해야 한다. 공사 과정을 확인, 재확인하는 꼼꼼한 시공 절차를 매뉴얼로 엄격히 규정해 다시는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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