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엉덩이 움켜쥐었다고? CCTV 봐주세요"…여경 강제추행 피의자 억울함 호소[영상]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19 08:07

수정 2026.05.19 08:00

여경 강제추행 혐의로 1·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A씨가 사건 당시 노래방 복도를 지나는 모습. 변호인 측은 신체 접촉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남언호 변호사 스레드
여경 강제추행 혐의로 1·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A씨가 사건 당시 노래방 복도를 지나는 모습. 변호인 측은 신체 접촉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남언호 변호사 스레드

[파이낸셜뉴스] 여성 경찰관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강제추행)로 유죄 판결을 받은 20대 남성의 변호인 측이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며 결백을 호소하고 나섰다.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청년의 사연"이라며 노래방 카운터를 비추는 CCTV 영상을 게재했다.

5초 남짓의 짧은 영상에는 노래방 복도를 빠져나가는 A씨(20대)의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카운터 앞에 서 있던 여성 경찰관 뒤편을 지나치는데, 손이 신체에 닿는 장면은 화면상 확인되지 않는다.

A씨의 변호를 맡은 남 변호사는 "감정에 호소하지 않겠다.

이 5초가 안 되는 영상을 보시고, 이 청년이 서 있는 여경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고 판단하실 수 있겠냐"며 "한 청년의 인생이 달렸다"고 호소했다.

사건은 2023년 9월10일 새벽 경기 평택의 한 노래방에서 시작됐다.

동료들과 회식을 하던 A씨는 비치된 소화기를 만지다 실수로 분사해 신고를 받은 남녀 경찰관 2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A씨가 소화기값과 청소비를 변상하기로 하고 노래방 사장에게 사과한 뒤 처벌불원서까지 받으면서 일은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상황이 뒤집힌 것은 9일 뒤였다. 처벌불원서를 들고 경찰서에 출석한 A씨는 그제야 출동 여경으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차례 보완수사 끝에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진 A씨는 같은해 8월12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사회봉사 80시간과 성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도 함께 내렸다.

재판부는 여경 진술의 일관성, 주점 CCTV 영상이 이를 뒷받침하는 점, 허위 진술 동기가 없다는 점 등을 유죄 판단 근거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여경의 진술 변화가 일관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접촉'에서 시작해 '만지고', '잡았다', '움켜쥐었다'로 강도가 점차 높아진 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정황 진술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진술 횟수에서도 격차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은 동료 경찰관 조사 동석까지 포함해 경찰 조사 5회, 검찰 조사 1회를 받으며 진술을 구체화한 반면, A씨는 경찰 조사를 단 1회 받는 데 그쳤다는 게 변호인 측 주장이다.

거짓말 탐지기 검사 무산 과정도 지적했다. A씨는 억울함을 풀기 위해 조사 과정에서 직접 거짓말 탐지기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여경 측은 검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에 따르면 여경은 "경찰인 자신이 받으면 주위의 시선이 거짓말을 해서 받는 것처럼 보일까봐"라는 취지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사건에서 채택된 직접 증거는 노래방 CCTV와 여경 진술서뿐이었다. 현장에 함께 있던 A씨 지인과 남성 경찰관, 노래방 사장은 모두 범행 순간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지만, 재판부는 친분 관계나 위치상 한계를 들어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올해 4월21일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 판결에 사실 오인 및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남 변호사는 "저는 무조건적으로 피고인이 무죄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법원이 유죄판결을 할 때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는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절차나 판단에 문제가 있으면 다시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진다. 그런데 이 사건의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정확해진다"며 "유죄 판단 증거가 사실상 피해자 진술에만 의존한 게 아닌지 묻고 싶다. 대법원이 다시 한번 사실관계를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A씨도 직접 글을 남겨 "저는 현재 CCTV 영상 속 장면으로 인해 강제추행 혐의로 2심까지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라며 "고의적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움켜쥔 사실은 없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억울하다고 감정적으로 호소드리려는 글은 아니다. 다만 이 CCTV 장면이 정말 '의도적인 움켜쥠'으로 단정 가능한 장면인지, 한 번만 객관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며 "부디 감정이 아니라 영상 자체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사건은 현재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법무법인 빈센트 남언호 변호사가 공개한 피해자 진술 변화 정리. 남 변호사는 '접촉→만지고→잡았다→움켜쥐었다'로 표현 강도가 단계적으로 높아진 점을 들어 진술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남언호 변호사 스레드
법무법인 빈센트 남언호 변호사가 공개한 피해자 진술 변화 정리. 남 변호사는 '접촉→만지고→잡았다→움켜쥐었다'로 표현 강도가 단계적으로 높아진 점을 들어 진술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남언호 변호사 스레드

여경 강제추행 혐의로 1·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A씨가 사건 당시 노래방 복도를 지나는 모습. 변호인 측은 신체 접촉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남언호 변호사 스레드
여경 강제추행 혐의로 1·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A씨가 사건 당시 노래방 복도를 지나는 모습. 변호인 측은 신체 접촉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남언호 변호사 스레드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