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이 과식을 부르고
과식이 체중 증가로 이어져
과체중은 무릎 질환에는 적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줄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이 올해 발표한 '2025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 보고서에서는 이 악순환의 끝이 어디인지를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비감염성질환 사망자는 28만2716명으로 전체 사망의 78.8%를 차지했다.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병처럼 오래 쌓인 생활습관과 맞물리는 질환들이 주요 사망 원인이었다.
한의학은 수면과 소화의 연결을 오래전부터 다뤄왔다. 동의보감에는 '배가 부른 상태로 눕지 말라'는 기록이 있다. 밤 늦은 시간에 비장과 위에 부담이 가중되면 소화 기능이 저하되고 기혈 순환이 막힌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담습(痰濕), 즉 체내 노폐물 축적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현대 연구도 그 방향성을 같이한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진의 실험을 보면, 오후 10시 식사는 오후 6시 식사에 비해 혈당 상승이 더 크고 밤사이 지방 분해가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됐다.
담습이 쌓이면 체중이 늘고 그 영향은 혈당·혈압을 넘어 무릎 관절에도 미친다. 체중이 늘수록 하중이 커지고 무릎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고령의 경우 관절이 연약해 한번 생긴 질환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만약 무릎 관절 손상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한의통합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와 추나요법, 한약 치료를 환자 상태에 따라 조합해 적용한다. 침·약침 치료는 관절 주변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추나요법은 틀어진 관절의 정렬을 바로잡아 하중이 고르게 분산되도록 돕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메디시나(Medicina)'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 무릎 통증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약침치료와 물리치료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약침치료군의 통증 감소폭이 물리치료군보다 4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전 두 군 모두 통증숫자평가척도(NRS) 평균 5.87점이었으나 3주 치료 후 약침치료군은 3.15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물리치료군은 5.20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근골격계 질환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담습 상태를 우선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체감탕·통비탕·감비탕 등 한약 처방으로 담습을 풀고 비장과 위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하버드 T.H. Chan 보건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식단·규칙적 운동·정상 체중 등 5가지 습관을 지킨 사람은 50세 이후 기대여명이 여성은 14년, 남성은 12년 더 길었다. 이 차이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늘 냉장고 문을 한 번 더 닫는 것, 잠드는 시간을 30분 앞당기는 것이 그 시작이다.
잠실자생한방병원 신민식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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