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왜 이란 공습 직전 멈췄나…걸프국 만류 작용

뉴시스

입력 2026.05.20 11:29

수정 2026.05.20 11:29

걸프 국가들, 美에 "외교 더 시도하자" 요청 트럼프 "며칠 더 보겠다"…새 협상 시한 제시 공습 계획은 유지…중동 미군기지 제한 변수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아이젠하워 건물에서 약가 관련 행사를 열고 연설하고 있다. 2026.05.19.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아이젠하워 건물에서 약가 관련 행사를 열고 연설하고 있다. 2026.05.19.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 개시 직전 군사 행동을 보류하고 외교적 해결에 다시 무게를 실으면서 중동 긴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걸프 국가들의 강한 자제 요청과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함정은 가득 실려 있고, 우리는 출발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면서 군사 옵션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란에 추가 협상 시간을 부여하겠다며 "이틀이나 사흘 정도, 아마 금요일이나 주말, 혹은 다음 주 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과 미 군 당국은 최근까지 이란을 겨냥한 다단계 공습 작전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미군은 목표물 좌표와 공격 순서까지 포함된 상세 작전 계획을 수립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고위 군사 참모들로부터 여러 공격 옵션을 보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버지니아주의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JD밴스 미국 부통령,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등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종 승인 직전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 지도자들이 미국 측에 외교적 해결을 우선 검토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이 추가 공습 시 자국 내 미군 기지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소식통은 이들 국가가 장기전이 이어질 경우 방어 자원이 고갈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의 군사 역량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많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역량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군사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 대응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미군 기지와 영공 접근을 제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을 보류하자 제한 조치를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관리들은 향후 미국이 추가 공습을 감행할 경우 쿠웨이트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이 미군 기지 사용과 영공 통과를 더욱 엄격히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향후 미군 작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걸프 국가들은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이슬람 성지순례 '하즈'를 고려해 군사 충돌 확대를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파키스탄 주도의 중재 노력에서 긍정적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며 외교 채널에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전화를 걸어와 '며칠만 더 시간을 줄 수 있겠느냐'고 요청했다"며 "그들이 합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 돌파구가 실제 마련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은 핵 농축과 핵무기급 우라늄 비축 문제에서 기존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측에 전달한 제안 역시 핵심 쟁점에서 의미 있는 양보를 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밴스 부통령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란 내부 파벌 간 입장 차이 때문에 정확한 협상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실제 합의문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대이란 군사 계획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행정부가 종료됐다고 발표했던 '에픽 퓨리 작전'은 대형 망치를 뜻하는 '슬레지해머 작전'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작전 명칭 변경이 의회의 군사력 사용 승인 시한을 규정한 전쟁권한법 적용을 사실상 다시 시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휴전으로 시계는 멈췄다"며 "작전 재개 여부는 대통령 결정에 달려 있고, 그 선택지는 항상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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