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기점 불펜 잔혹사 종식… 최근 한 달간 불펜 ERA 3.70 리그 최상위권 도약
정해영 11이닝 무실점 + '신형 수호신' 성영탁 ERA 0.93
조상우 0.96 짠물 투구에 1년 만에 돌아온 곽도규까지
복귀 예정 전상현·이준영 대기 ' 불펜 풍요'
[파이낸셜뉴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KIA 타이거즈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후반 8, 9회만 되면 요동치던 뒷문이었다.
다 잡은 경기를 허무하게 놓치며 벤치와 팬들의 속을 태웠던 불펜 잔혹사. 하지만 지금의 KIA 구원진은 팀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자 무기로 거듭났다. 과감하게 주판알을 튕긴 보직 재편이 신의 한 수가 되면서 호랑이 군단의 뒷문이 거대한 요새로 환골탈태했다.
20일 현재 KIA는 22승 1무 21패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권과의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일등 공신은 단연 불펜의 반등이다.
주목할 점은 4월 22일을 기점으로 마운드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개막 이후 4월 21일까지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22로 리그 7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4월 22일 이후 최근 한 달간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70으로 수직 하강했다. 이 기간 리그에서 3점대 불펜 방어율을 기록한 팀은 두산 베어스와 KIA뿐이다.
이 극적인 반전의 중심에는 이범호 감독의 '과감한 보직 파괴'가 있었다. 4월 22일, KIA는 부진하던 마무리 정해영을 1군으로 복귀시키며 9회가 아닌 8회 '셋업맨' 자리에 배치했다. 왕관의 무게를 내려놓은 정해영은 복귀 후 9경기 11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로 부활했다.
정해영이 앞에서 숨통을 틔워주자, 9회를 이어받은 신예 성영탁 역시 1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 0.93이라는 압도적인 핏으로 수호신 자리를 굳혔다. 두 선수가 만들어낸 시너지는 불펜 전체로 번졌다. 베테랑 조상우는 4월 22일 이후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6의 짠물 투구를 펼쳤고, 좌완 최지민과 김범수 역시 고비마다 제 몫을 해내며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부상 전력들의 복귀는 KIA 뒷문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의 주역이자 토미존 서저리 후 재활에 매진했던 좌완 곽도규가 지난 19일 LG전에서 1년 만에 마운드에 올라 최고 147km의 강속구를 뿌리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여기에 6월 복귀를 앞둔 필승조 전상현과 2군에서 실전 감각을 조율 중인 이준영까지 가세한다면 KIA 불펜의 양과 질은 리그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시즌 초의 악몽을 지워내고 승리를 확정 짓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한 KIA의 뒷문. 보직 재편이라는 벤치의 영리한 묘수와 투수들의 대각성이 맞물리며, 호랑이 군단은 가을야구를 향한 가장 완벽한 방패를 손에 넣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