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회에서 연일 서울시장 선거 '대리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을 지나는 삼성역 공사 현장에서 다량의 철근이 누락된 사태를 두고 여야는 책임소재를 각기 다른 주체에게 돌렸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직 시장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책임론을 띄우는 한편, 국민의힘은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가 잘못했다고 주장하면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0일 GTX-A 삼성역 공사 현장 철근 누락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질의에 나섰다. 앞서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같은 사안을 두고 현안질의를 진행한 데 이어 2번째다.
민주당은 서울시가 정부부처에 수차례 보고했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500페이지에 이르는 월간보고서에 관련 사안을 별도 표기하지 않고 보고한 것은 사실상 보고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는 논리로 서울시와 관련자들을 향해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해명자료를 보니 3개월간 51건 (철근 누락 등을) 보고했다고 하는데, 월간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관련된 것이 들어있다는 내용"이라며 "어떻게 이걸 가지고 공문 51건을 (정부부처에) 보냈다고 보도자료를 낼 수 있나"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삼성역 공사현장) 지하 5층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내용과 관련해서 국토부와 회의를 했는데 그 균열 원인이 철근 부족 등으로 인한 것인지 보고했어야 했다"며 "왜 은폐한 것인가. 그 이야기를 현장에서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손명수 의원은 "별도로 철근 누락 사실만 적시해서 따로 구두보고를 하거나 공문 보고를 한 적이 있나"라고 말하며 "이렇게 중대한 문제를 이 두꺼운 월간보고서로 (보고)하는게 보고인가"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와 국민의힘이 안전불감증에 빠져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오 후보를 비판하고 싶지 않지만 '아직 사고 난 것도 아닌데'라는 식으로 해명했다"며 "한강 버스와 똑같다. 아직 사고 난 것 아니라고 했으나 사고가 결국 났다. 부표와 충돌하고 가다 멈춰서 시민 구조 작업했다. GTX-A 노선은 붕괴되면 끝장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서울시의 수차례 보고를 무시한 것은 오히려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라고 주장하면서 '오세훈 지키기'에 나섰다. 아울러 민주당이 오히려 이번 사태를 두고 '정원오(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감싸주기' 에 나선 것 아니냐는 주장도 이어졌다.
야당 간사인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현안질의가) 결국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 후보의 각종 논란을 의식한 (오 후보에 대한) 정치 공세 아닌가"라며 "선거용 이벤트 아닌가 하는 의심을 국민들이 하고 있다. 오늘(20일) 현안질의가 흑색선전의 장으로 바뀌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양 의원은 "안전을 내세워 지금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며 "정 후보가 유흥주점 외박과 칸쿤 출장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으니까 급락을 멈추게 하려는 것, 그런 의도라는 것을 국민 중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박수민 의원은 김윤덕 국토부 장관을 향해 "법에는 정기 보고서가 매일 (국토부로) 가게 돼있다"며 "'숨은그림찾기'가 아니라 대놓고 서울시가 보고했는데 장관이 읽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이 서울시의 보고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과 국가철도공단이 해당 보고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하자 "왜 타자적으로 이야기 하나. 이 사업이 누구 사업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국토부 사업이라고 김 장관이 답변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죄송하다고 해야 하지 않나. 관리·감독 책임이 누구인가"라고 일갈했다. 이에 김 장관도 "보고를 안 하는데 어떻게 책임 지나"라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이날 현안 질의에서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철근 누락 사건의 최종 책임자는 국토부 장관이 맞다. 국가철도공단을 관리·감독할 의무 역시 국토부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보다 공정하게 이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오 후보 역시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관으로서 분명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국토부 장관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사안이라면 당시 서울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gowell@fnnews.com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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