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안 산 사람이 없나"…식당가 덮친 '삼전닉스 토크'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1 07:00

수정 2026.05.21 07:00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제공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A씨(47)는 20일 아침 출근길에서야 겨우 마음을 굳혔다. 최근 급등 과정에서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을 일부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코스피가 8000p를 돌파한 뒤 급락했고,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외국인 매도세까지 겹치자 "이번엔 조정장이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심시간 여의도 식당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주변 테이블마다 "삼성전자 주식은 이제 시작", "SK하이닉스 300만원도 가능하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이클 오면 더 간다"는 이야기가 쏟아졌고 A씨는 결국 매도 주문을 취소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의도 증권가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쳐 부르는 이른바 '삼전닉스'가 일상 대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잘 지내세요?" 대신 "삼전닉스 샀어요?"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가 장기화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도 극단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가 조정 국면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오히려 확대되는 흐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주식 767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15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이자 지난 7일 이후 단 하루(14일)를 제외하고 10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지난 6일부터 11거래일 연속 개인 투자자들의 연속 순매수세가 나타났다. 이에 시장에서는 '반도체 조정은 결국 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실상 공식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증권가의 공격적인 목표주가 상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7만원에서 57만원으로 54%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모멘텀과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을 동시에 반영한 결과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생산능력(CAPA) 우위를 바탕으로 AI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가 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메모리 다년공급계약(LTA)이 확대되는 가운데 공급 부족 우려까지 겹치며 범용 D램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지고 있어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4분기 범용 D램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며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레버리지 효과가 예상보다 훨씬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85% 상향한 380만원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 기준 최고 수준이다. 최근 노무라증권도 SK하이닉스 목표가를 400만원까지 제시한 바 있다.

주주환원 정책 기대감 역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현금흐름 확대가 자사주 매입, 소각과 배당 확대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구조적인 이익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삼전닉스' 쏠림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단기 급등 부담과 변동성 확대 우려에도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반도체는 결국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수준"이라며 "못 산 사람만 소외된다는 인식까지 퍼지면서 개인 자금 쏠림이 더 강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