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공직사회는 인공지능(AI)이 견인하는 디지털 대전환, 급변하는 국제 질서 등 과거 방식으론 풀기 힘든 난제에 직면해 있다.
우선 연공서열을 타파할 '5급 조기승진제'를 전격적으로 도입한다. 현재 7급에서 6급까지 평균 8년5개월, 6급에서 5급까지 평균 9년1개월이 걸린다. 이런 경직된 구조는 성과에 대한 공정하고 즉각적인 보상을 중시하는 젊은 인재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이탈을 초래하는 원인이 됐다.
새롭게 도입되는 5급 조기승진제는 연차가 아닌 성과와 역량으로 인재를 발탁하는 혁신적인 제도다. 우수한 업무 성과를 낸 6급 실무자를 추천받아 공정한 평가를 거쳐 특별 승진시키고, 주요 정책 추진 부서에 배치해 국가 핵심인력으로 집중 육성한다. 올해 100명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5급 공채와 함께 관리자 양성 경로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또 공모 직위를 6급까지 확대해 역량 있는 7급 공무원이 부처 경계를 넘어 6급으로 신속히 승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공직 내부에서 특정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노력도 병행한다. 그동안 잦은 보직 이동은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 국제통상 등 전문성이 필수인 분야에서 일반직을 전문가 공무원으로 전환해 7년 이상 한 분야에 근무하도록 한다. 현재 3∼5급으로 제한된 대상을 6∼7급까지 확대하고, 교육훈련·평가 등 관리체계 재설계를 추진 중이다. 11개 부처 218명 수준인 전문가 공무원을 2028년 1200명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공직 내외를 불문하고 전문성을 갖춘 최적임자를 선발하는 개방형 직위제도도 공직 전문성을 완성하는 또 다른 축이다. 민간의 우수 인재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축소됐던 개방형 직위를 다시 확대한다. 현재 중앙부처 국장·과장급의 약 7% 수준인 개방형 직위를 2030년까지 12% 이상으로 늘리고, 외부 전문성이 필요한 일부 직위는 연봉 상한을 폐지하는 등 유인책도 강화한다. 또 민간 전문가 채용 단계에서 관련 제도를 적극 활용해 퇴직 시 재취업이 원활히 이어지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번 혁신은 유능한 인재가 인정받고, 전문성이 최고 가치로 존중받는 공직 문화의 새 지평을 여는 일이다.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 있고 공직 안에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을 때, 우리 공무원들은 비로소 시대의 난제를 푸는 주역이 될 수 있다. 그들이 가진 전문성이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도약시키는 결정적인 동력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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