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李대통령, 삼전 노조에 "선 넘지 마라" 경고 [삼성전자 노사 최종 담판]

조은효 기자,

최종근 기자,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0 18:28

수정 2026.05.20 21:33

노조 "총파업"… 노사 최종 담판
"세금도 안뗀 영업익 배분 이해 안돼"
1·2차 사후조정 성과급 협상 결렬
사측 "적자 사업부 보상 수용 불가"
고용부장관 중재로 막판 협상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반도체(DS) 부문 피플팀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최종회의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노사 양측은 성과급 재원의 '부문 공통 배분' 비율을 둘러싸고 마지막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뉴스1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반도체(DS) 부문 피플팀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최종회의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노사 양측은 성과급 재원의 '부문 공통 배분' 비율을 둘러싸고 마지막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억대 성과급 문제로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을 겨냥해 20일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넘지 마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이틀 전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발언의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중앙노동위원회 1·2차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협상을 조정하려 했으나, 수포로 돌아가자 마지막까지 대화를 통한 타협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반도체 부문(디지털 솔루션·DS)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 노조는 21일부터 18일간 노조원 약 5만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번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대해 "집회·결사의 자유 역시 적정한 선을 넘어서 누군가에게 심각한 고통을 가하는 방식으로 악용되거나 남용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지렛대 삼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모든 조정의 최종 책임은 정부에 있는 것"이라고 말해, 삼성전자 노조가 실제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노조의 쟁의행위를 강제 중지시키는 긴급조정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소년공 출신으로 노동자의 목소리에 힘을 더 실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파업이 반도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실용주의적 접근을 하며 노조 측에 강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2차 사후조정 회의 결렬 직후,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안 및 중노위 조정안에 대해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것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의 기본 경영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며,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이 70년간 견지해 온 '인재 제일'이란 경영원칙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파업만은 막겠다며 적자 사업부에 대한 절충안을 모색했으나 노조 및 중노위 조정안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규모, 제도화 등에선 노조와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부 소속 임직원들에게도 수억원대 성과급을 수년간 지급하는 문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 대통령 발언이 나간 지 약 2시간 후인 이날 오후 4시부터 경기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협상을 직접 주재했다.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실패하자 긴급조정권 발령권자인 김 장관이 직접 노사 교섭에 나서며 대화를 통한 타결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최종근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