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노사 '총파업' 피한 묘수는 '이것'…서로 뭘 양보했나

뉴스1

입력 2026.05.21 07:27

수정 2026.05.21 07:27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2026.5.18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2026.5.18 ⓒ 뉴스1 최지환 기자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왼쪽부터),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 시한을 이틀 앞둔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최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5.19 ⓒ 뉴스1 오대일 기자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왼쪽부터),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 시한을 이틀 앞둔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최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5.19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총파업을 불과 1시간여 남겨 놓고 극적인 합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가 한 발씩 물러나는 양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 차례에 걸친 사후 조정과 마지막 긴급 현상까지 총 4번의 마라톤 협상이 밑거름이 됐다.

이를 통해 핵심 쟁점별로 납득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냈고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20일 오후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에 노조가 예고했던 총파업은 일단 유보됐다.



"사업 성과의 10.5% '특별경영성과급' 명문화"…자사주 지급 묘수

가장 큰 쟁점이던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는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고 10년 기간으로 명문화함으로써 교집합을 찾았다.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와 별도로 DS(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그간 노사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제 폐지를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왔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연봉의 50%로 설정된 상한을 없애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성과급을 제도화하고 산출 방법을 투명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 원인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의 15%는 45조 원에 달한다. 반도체 임직원 평균 5억 8000만 원 수준을 받게 되는 셈이었다.

사측은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되 제도화는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다. 제도화할 경우 미래 투자 여력이 감소할뿐더러 다른 기업과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쳐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대신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00조 원 이상인 경우 OPI와 별도로 영업이익의 9~10%를 추가 배분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노사는 잠정 합의에서 DS부문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사업 성과의 10.5%로 정했다.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사업성과는 영업이익과 경제적 부가가치(EVA) 가운데 노조원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또 특별성과급은 회사가 정한 조건에 따라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한다. 지급 주식 가운데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고 나머지 3분의 1씩은 각각 1년,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노사는 DS부문 특별성과급 제도를 향후 10년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지급 조건으로 2026~2028년 DS부문 연간 영업이익 200조 원 달성, 2029~2035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100조 원 달성을 제시했다.

'성과급 재원 배분' 마지막 이견도 극적 합의…다양한 처우 개선안 도출

2차 사후조정 과정에서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던 성과급 재원 배분에 대해서도 서로가 양보한 끝에 합의점을 찾았다.

앞서 반도체 부문 내에서 성과급 재원을 부문 전체와 사업부별로 얼마나 나눌지 의견이 갈렸다. 노조는 메모리 외 사업부에도 성과급을 공유해야 한다며 성과급 재원을 부문 전체 70%대 사업부별 30%로 나누자고 요구했다.

사측은 영업이익 200조 원 이상 달성 시 OPI 외에 추가 지급할 성과급 재원을 부문 전체 60%대 사업부별 40%로 나누자는 안을 제시했다.

잠정 합의를 통해 배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정했다. 공동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설정했다. 성과급 재원의 40%는 3개 사업부서에 똑같이 배분되고 나머지 60%는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현재 경영실적을 감안하면 메모리사업부에 60%가 돌아갈 전망이다.

기본급 인상 폭도 합의에 다다랐다. 기본인상률을 4.1%로 확정짓고 개인 고과에 따른 성과인상률을 평균 2.1%로 합의해 총 6.2%의 인상률로 임금 갈등을 봉합한 것. 해당 인상분은 2026년 3월 급여부터 소급 적용된다.

종전 노조는 누적된 인플레이션과 경쟁사 대비 처우 개선을 근거로 두 자릿수에 가까운 파격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반면 사측은 글로벌 IT 수요 둔화와 전사적 실적 부담, 불확실한 거시 경제 상황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임금 등 무리한 고정비 증가가 회사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이 밖에 노사는 △주거 안정 지원을 위한 주택 대부 제도 시행 △자녀출산경조금 상향 △샐러리캡 상향 △변형교대 지정근무/지정휴무 보상 개선 등 다양한 처우 개선안을 도출해 냈다.


한편 이번 잠정 합의안은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 찬반 투료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