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찻오름습지, 제주도 제1호 습지보호지역 지정 추진
도지사 직접 지정 첫 내륙습지 보호지역
습지·주변관리지역 32만4547㎡ 대상
21일부터 6월 10일까지 행정예고
멸종위기 매·새호리기 등 서식 확인
보전계획 수립 후 개방 여부 단계 검토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오름 분화구에 형성된 물찻오름습지가 제주도 제1호 습지보호지역 지정 절차에 들어간다.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을 제한해 온 산지습지를 법정 보호체계 안에서 관리해 제주 내륙습지 보전의 기준을 세우려는 조치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려니숲길 안에 있는 물찻오름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행정예고에 들어갔다.
행정예고 기간은 이날부터 6월 10일까지 20일간이다. 제주도는 도민과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뒤 관계 법령과 지정 취지, 현장 여건 등을 검토해 최종 지정 고시 여부를 결정한다.
지정 대상 면적은 모두 32만4547㎡다. 습지보호지역 8489㎡와 습지주변관리지역 31만6058㎡를 합한 규모다.
이번 지정이 확정되면 물찻오름습지는 제주도지사가 직접 지정하는 도내 첫 습지보호지역이 된다. 기존 도내 람사르습지 5곳과는 별도로 제주도가 자체 보호 체계를 세우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찻오름습지는 오름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형성된 산지습지다. 해안 저지대 습지와 달리 화산지형 안에 만들어진 습지여서 지형·경관 가치가 크다. 제주도 조사에서는 식물 187종과 동물 44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처로서의 가치도 높다. 매, 새호리기, 긴꼬리딱새 등이 확인됐고 자연습지의 원형도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물찻오름은 2008년부터 자연휴식년제에 따라 일반 출입이 제한돼 왔다. 매년 사려니숲길 축제 기간에만 약 2주간 일시 개방됐다. 훼손을 막기 위한 출입 제한은 이어져 왔지만, 이번 절차는 습지 자체를 법정 보호지역으로 묶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데 차이가 있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단순히 출입을 막는 조치가 아니다. 습지의 생태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훼손 요인을 관리한다. 필요한 경우 주변지역 이용 방식까지 함께 조정하는 관리체계다.
제주도는 지정 이후 '물찻오름습지 보전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정기 모니터링을 통해 생태계 변화를 살피고, 보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탐방 인원과 구간, 시기 등 단계적 개방 여부를 검토한다.
생태관광과 환경교육 활용 방안도 함께 논의된다. 다만 개방은 습지 보전 상태와 훼손 우려, 탐방 압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될 전망이다. 자연휴식년제처럼 단순한 일시 제한을 넘어 보전과 이용의 기준을 새로 정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임홍철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이번 지정은 제주의 우수한 내륙습지를 미래세대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물찻오름습지가 지닌 독특한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