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또다시 동결하고, 고시 기간을 기존 2주에서 4주로 늘리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최고가격 도입 이후 누적 인상 요인이 남아 있지만 물가와 민생 부담을 고려해 가격 억제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를 병행해 국민 유류비 부담과 물가 압력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22일 0시부터 적용될 6차 석유 최고가격을 지난 5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6차 최고가격은 L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된다.
지난 3·4·5차 최고가격에 이어 4차례 연속 같은 가격이다. 지난 5차 최고가격 지정 이후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만큼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휘발유와 경유에 적용 중인 유류세 인하 조치도 오는 7월 말까지 2개월 연장한다. 지난 3월 2차 최고가격 적용에 맞춰 확대됐던 휘발유 15%, 경유 25%의 유류세 인하율은 오는 7월 31일까지 유지된다.
이번 조치로 휘발유는 L당 122원, 경유는 L당 145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이어진다. 당초 유류세 인하 조치는 오는 30일 종료될 예정이었다.
재정경제부 김완수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를 병행해 국민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고, 특히 산업·물류 등에 필수적인 경유에 높은 인하폭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 연장 배경에는 8월 이후 원유 수급 불안 가능성도 깔려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7월까지는 원유 수급 차질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전쟁이 길어질 경우 8월 이후 글로벌 수급 여건이 다시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산업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7월까지는 물량이 나와 있지만 8월에는 글로벌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들이 있다"며 "이를 단정하기보다 장기화될수록 수급 압박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최고가격제 출구전략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안정성과 가격 예측가능성이 확인돼야 최고가격제 종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최근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에 큰 변동이 없는 흐름이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최고가격 재지정 주기를 기존 2주에서 4주로 늘리기로 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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