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노사 간 성과급 협상 타결에
양대 노총 "하청 노동자도 나눠야"
靑 "노사 협상 합리적 조정 지원"
주주들 "주주권 훼손" 소송 예고
1인당 최대 6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합의로 재계 임금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 노조는 물론이고 하청노조에서조차 원청기업의 영업이익을 나눠가져야 한다는 요구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일명 '영업이익 N% 성과급' 배분 요구다.
지난해 하반기 시총 2위 SK하이닉스를 시발점으로, 시총 1위·재계 1위 삼성전자 노사마저 1인당 최대 6억원대 성과급 지급 협상을 타결 지으며, '영업이익 N% 성과급'이 산업계 새로운 성과급 분배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임금 확대와 인건비 급증 등으로 인한 고비용 산업구조가 가속화되는 한편, 임금 양극화와 주주권 침해 등 사회적 갈등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21일 양대 노총은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협상 타결에 대해 "성과의 독식은 있을 수 없다"며 하청 노동자 등에게도 성과가 배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삼성이 거둔 세계적 성과는 대기업 정규직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위험과 열악함을 온몸으로 버텨낸 하청·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그리고 지역사회의 인프라가 결합한 '사회적 총노동'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도 "대기업의 성과가 원청 내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면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도 성과의 과실이 공정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납품단가 구조 개선, 기술·생산 이익 공유 등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영업 성과 연동형 성과급 제도 도입'에 합의하면서 카카오·LG유플러스·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 등 노조의 유사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보상 강화라는 시각도 있으나, 액수 자체가 사회적으로 용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이런 방식의 성과급 제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고비용 산업구조를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삼성전자의 성과급 협상 타결이 올해 산업계 전체 임금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 갈등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며 "정부는 노사협상이 합리적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주들은 이런 방식의 성과급 배분이 주주권을 훼손한 것이라며 법적 절차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주주행동 실천본부 등 주주단체들은 "임직원에 대한 N% 성과급은 회사 이익 배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노사 합의만으로는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반발 성명을 냈다.
cjk@fnnews.com 최종근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