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항생제 복용을 시작한 뒤 팔과 다리에 푸른빛이 도는 검은 반점이 생긴 여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은 여성이 복용한 미노사이클린이라는 항생제가 피부 색소침착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했다. 여성이 약을 끊은 뒤에도 피부 변화는 6개월 넘게 일부 남아 있었다.
2주 만에 나타난 푸른 회색 반점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실린 사례를 소개했다.
환자는 팔뚝과 정강이, 혀 옆부분에 푸른 회색 반점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은 환자가 반점이 생기기 2주 전부터 미노사이클린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노사이클린은 먹는 항생제의 한 종류다. 이 여성은 얼굴에 만성 염증과 붉은기를 일으키는 주사 치료를 위해 하루 100㎎씩 처방받았다.
항생제 부작용으로 생긴 색소침착
의료진의 진단은 미노사이클린 유발 과다색소침착이었다. 과다색소침착은 주변 피부보다 특정 부위가 더 어두워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 사례는 팔과 다리의 정상 피부에 푸른 회색 변색이 나타나는 2형 미노사이클린 유발 색소침착으로 분류됐다.
미노사이클린은 색소침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형에 따라 얼굴의 흉터나 염증 부위가 푸르게 변하거나, 햇빛에 노출된 부위가 갈색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사례가 눈에 띈 이유는 발생 속도였다. 2형 색소침착은 보통 수개월 이상 약물이 몸에 쌓인 뒤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여성은 복용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증상이 나타났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미노사이클린 복용을 중단하고 햇빛 노출을 피하라고 권했다. 자외선은 이런 색소침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6개월 뒤 추적 진료에서 피부 색은 다소 옅어졌지만, 반점은 여전히 보였다. 보고에 따르면 미노사이클린으로 생긴 색소침착은 사라지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일부 유형에서는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사례도 있다.
색소침착이 생기는 정확한 과정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약물이 몸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이 철과 결합하고, 면역세포 안에 쌓이면서 피부에 남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 활동에 영향을 주거나, 멜라닌과 결합해 어두운 색소 복합체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약 복용 뒤 피부 변화는 확인해야
항생제는 세균 감염이나 염증성 피부질환 치료에 쓰이지만, 약마다 부작용이 다르다. 미노사이클린처럼 오래 복용하는 경우 피부색 변화, 어지럼, 위장 증상 등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처방약을 복용한 뒤 피부색이 갑자기 변하거나 반점이 넓어지는 경우 임의로 약을 계속 먹거나 끊기보다 처방한 의료진에게 먼저 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얼굴, 팔다리, 혀나 입안처럼 눈에 띄는 부위에 변색이 생기면 약물 복용 시점과 함께 진료 때 설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번 사례는 약물 부작용이 반드시 통증이나 발진처럼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피부색 변화도 복용 중인 약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 새 약을 시작한 뒤 몸의 변화가 생기면 확인이 필요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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