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영업이익 N% 배분에 연대 투쟁까지…K-조선에 드리운 파업 그림자

뉴스1

입력 2026.05.22 07:01

수정 2026.05.22 07:34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29일 울산조선소에서 파업 집회를 하고 있다.(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9 ⓒ 뉴스1 조민주 기자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29일 울산조선소에서 파업 집회를 하고 있다.(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9 ⓒ 뉴스1 조민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13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13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은 국내 조선업계에 파업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329180) 노조가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라'며 사측을 압박한 데 이어 조선업계 노조들이 '정규직 확대'를 내걸고 결집할 양상을 보이면서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까지 연대 파업에 동참할 길이 열리면서 조선사들의 긴장감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7개 조선사 노조 "요구 외면 시 전면 투쟁"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및 각 조선사를 상대로 올해 공동요구안을 제출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한화오션(042660)·삼성중공업(010140) 등을 포함해 7개 조선소 사업장 내 8개 노조가 모인 연대체다.



먼저 노조 측은 정규직 신규 채용 전면 확대·현장 인공지능(AI) 도입 시 고용 보호 보장을 요구했다. 조선노연은 "조선업은 현장 노동자의 숙련 기술이 핵심인 산업"이라며 "매년 수백 명의 베테랑 정규직 노동자가 정년 퇴직으로 현장을 떠나고 있음에도 신규 정규직 채용은 손에 꼽을 정도로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도입은 사전 노사 합의를 전제로 노동 친화적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정당한 요구를 외면한다면 올해 임단협을 결코 타결하지 않을 것이며 전면적인 공동 투쟁의 포화를 열어젖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7~8월 진행되는 하투(夏鬪)를 앞두고 노조 요구가 거세지면서 조선사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최근 HD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는 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 외에도 영업이익 30% 성과급 배분을 사측에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다음 달 상견례를 앞두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조 37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0%인 6000억 원을 직원 수(1만 8880명)로 나누면 1인당 약 3100만 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가 3조 8375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예상 성과급은 6100만 원에 달한다.

업계는 '영업이익 N% 성과급 배분' 요구가 조선업 전반으로 확산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HD현대중공업과 유사한 수준의 요구안을 마련해 온 HD현대삼호 노조의 경우 영업이익 30% 배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한화오션 노조 역시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으로 하청 노조도 비슷한 요구에 나설 수 있다. 한화오션 하청 노조는 올해 2월부터 전 노동자에게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하청 노조도 원청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성과급 지급으로 산업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은 상황에서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으로 배분하기로 했는데, 조선업계는 호황이라고 해도 영업이익률이 10%에 불과하다"며 높은 비중의 성과급에 성장·투자 모멘텀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력난 해소 위해 처우 개선 필요" 주장도

다만 정규직 확대 같은 처우 개선의 경우 조선업 인력난을 감안했을 때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현재 조선사들은 과거 극심한 업황 침체기에 빠져나간 인력의 빈자리를 호황기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온전히 메우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선 인력난 심화로 외국인 인력이나 하청 노동자 채용 비중이 늘고 있다.
실제 조선업계 노동자 외국인 비중은 2021년 5%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18%로 증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같은 처우 개선 문제는 노조 측에서 지속 요구해 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5월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 비전 간담회'에서 "조선 산업은 중요한 산업인데 위험에 노출돼 있어 정부 역할과 노력도 중요하다"며 "튼튼한 생태계를 구축해 혜택과 성장 과실이 골고루 나눠지고, 회사 내에서도 사용자와 노동자가 함께 과실을 누리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