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방사청, '자폭드론' 요격체계 속도전…국방부는 'AI 전문병' 키운다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2 16:03

수정 2026.05.22 16:03

방사청, 170억 투입 직충돌 방식 '대드론 근접방호체계' 개발
국방부 '과학기술 전문특기병' 모집 병행, 첨단 무기·인재 확보
글로벌 방산 공급망 시장 진입, 기술적 자산 활용될 가능성 커

지난해 10월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무인기 모형이 전시돼 있다. 뉴시스
지난해 10월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무인기 모형이 전시돼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와 군 당국이 현대전의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부상한 중형 자폭드론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첨단 무기 체계의 신속 개발과 전용 기술 인재 확보라는 국방 혁신 가동에 나섰다. 하드웨어 영역에서의 방어 자산 전력화와 소프트웨어 영역에서의 인적 인프라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여 미래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첨단 과학기술 강군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22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 부설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은 총 1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중형 자폭드론을 직충돌 방식으로 무력화하는 '대드론 하드킬 근접방호체계' 신속시범사업에 전격 착수했다. 민간의 우수한 신기술을 국방 분야에 신속하게 적용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사업은 향후 2년간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수행될 예정이다. 개발 완료 후 성능입증시험을 거쳐 군 활용성이 인정되면 긴급소요 제기 등을 통해 후속 양산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에 개발되는 방어 체계는 저고도 대공방어망을 우회 침투하는 적 중형 자폭드론을 정밀 타격하기 위해 개발됐다. 구체적인 구동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적 자폭드론이 아군 방호 목표물에 접근할 경우 시스템에 탑재된 자체 탐지레이더가 표적을 1차로 식별한다. 이후 표적이 일정 거리 이내로 좁혀지면 요격드론에 장착된 적외선 열추적 탐색기가 표적을 정밀 포착한 뒤 그대로 직충돌하는 하드킬 방식으로 요격을 수행한다. 요격 성공 여부는 전방에 배치된 전자광학 및 적외선 장비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만약 1차 요격에 실패할 경우 대기 중인 다른 요격드론이 즉각 재요격을 수행하는 촘촘한 다층 방어망을 구성하게 된다.

군 당국은 이 체계가 완성되면 후방 지역의 주요 군사 시설은 물론 국가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창문 방사청 국방기술개발보호국장은 "직충돌 요격드론은 향후 후방지역의 사령부, 비행단, 미사일기지는 물론 발전소, 항만 등의 방호를 위한 새로운 대응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의 고가 유도미사일을 대체할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방어 체계로 발전할 경우 국방예산 절감과 방호 능력 강화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국방부는 소프트웨어적 역량을 극대화할 첨단 인적 자원 확보 프로세스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인공지능(AI) 기반 강군 육성을 이끌 육·해·공군 '과학기술분야 전문특기병' 모집 절차 개시를 발표했다.

과학기술병은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우수 인재를 선발해 해당 전공 지식을 국방과학기술 연구개발에 직접 활용함으로써 국방력에 기여하는 제도다. 이번 모집은 AI와 빅데이터, 사이버, 로봇 등 첨단기술 전공자가 대상이며, 이달 27일부터 군별 접수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육군은 군사과학기술병, 해군은 AI개발특기병, 공군은 AI·데이터개발병을 각각 선발할 계획이다. 선발된 인력은 육군 미래혁신연구센터나 각 군의 지능정보체계단 등 연구·기술 부서에 배치되어 데이터 분석과 무인체계 알고리즘 개발 등의 실무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이 같은 국내 차원의 전방위적인 전력화 노력은 최근 긴밀해지고 있는 한미 국방 당국 간의 드론 공통 공급망 구축 흐름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앞서 국방부는 미국 국방부와 '드론·대드론 협력 및 시장 참여를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고, 배터리와 통신 모듈 등의 '공통 표준 체계' 및 '공통 인증체계' 구축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에 개발되는 국산 요격드론과 군 내부에서 육성될 AI 전문 인프라는 향후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연내 구축을 목표로 하는 '드론·대드론 온라인 거래 플랫폼' 등 글로벌 방산 공급망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술적 자산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 안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대 전장에서 증명되듯 가성비 높은 자폭 드론이 현대전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만큼, 국방 당국이 전력 통합에 나선 것은 전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밀한 '타이밍 포착'이라고 짚었다.

대드론 하드킬 근접방호체계 운용개념도. 방위사업청제공
대드론 하드킬 근접방호체계 운용개념도. 방위사업청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