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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 연준 이사 "연준, 금리인상 가능성 열어야"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3 01:00

수정 2026.05.23 00:59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 인사로 꼽혀온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돌연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냈다.

CNBC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22일(현지시간) 독일 경제포럼 연설에서 "현재 물가와 고용 데이터를 보고도 가까운 시일 내 금리 인하를 이야기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중앙은행 관계자라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까지 노동시장 둔화 가능성을 이유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해온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물가 흐름이 예상보다 강해지면서 입장을 급격히 바꾼 모습이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4월 기준 3.8%까지 상승했으며, 에너지와 수입물가를 넘어 서비스·내수 전반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러 이사는 이날 "정책 성명에서 완화 편향 문구를 삭제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 더 높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사실상 다시 '양방향 정책 가능성'을 공식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 논의가 재부상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그는 "노동시장 약화 가능성이 향후 몇 달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까지 연준 내부에서 제기됐던 경기 둔화 우려보다 인플레이션 재확산 위험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연준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일부 위원들은 고유가와 관세 영향에 그치지 않고 물가 상승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러 발언 직후 금융시장 분위기도 급변했다.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는 오는 10월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이 약 67% 수준까지 반영됐다. 9월 인상 가능성도 절반 수준까지 치솟았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첫 금리 인상 시점을 12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월러의 강경 발언 이후 연준 정책 전망이 급격히 매파적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는 새롭게 취임하는 워시 의장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지만, 정작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6월 16~17일 열리는 첫 워시 체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단순 동결을 넘어 향후 긴축 가능성을 공식 경고하는 회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러 이사는 "2021~2022년처럼 연준이 또다시 대응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특히 2~4년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사진=뉴시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