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취임식을 열고 "완전히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라"고 공개 주문했다. 다만 동시에 "성장이 곧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금리 정책에 대한 자신의 인식도 분명히 드러냈다.
워시 의장은 취임 직후 "개혁 지향적 연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취임 첫날부터 연준 내부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개 거론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새 연준 체제가 예상보다 훨씬 강한 긴축 압박 속에서 출발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완전히 독립적으로"…워시 "개혁 지향적 연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시 취임식에서 "워시는 내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그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을 향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이날은 시장의 연준 독립성 우려를 의식한 듯 공개적으로 독립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워시 의장도 취임 직후 짧은 연설에서 강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다시 공직에 봉사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은 평생의 영광"이라며 "과거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우고 경직된 틀과 모델에서 벗어나 명확한 원칙과 성과 기준을 유지하는 개혁 지향적 연준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월러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 크지 않다"
하지만 워시 체제 출범과 동시에 연준 내부 분위기는 빠르게 매파적으로 기울고 있다. 대표적 비둘기파 인사였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독일 경제포럼 연설에서 정책 성명 내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며 사실상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월러 이사는 "앞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 더 크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 경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고율 관세,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및 비용 상승 등이 겹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4월 기준 3.8%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이 당초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보다 인플레이션 대응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6월 16~17일 열리는 첫 워시 체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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