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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합의 속도조절…공화 강경파 역풍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5 09:35

수정 2026.05.25 09:29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종식 합의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전날까지만 해도 종전 합의가 임박한 듯했지만 미국 언론을 통해 협상안 윤곽이 공개되자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하면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합의 전제로 강조했던 이란의 핵프로그램 폐기 등이 후순위 협상으로 밀린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 내 비판이 커지고 있다.

"서두르지 말라"…트럼프, 종전협상 속도조절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내 대표단에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했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양측 모두 시간을 갖고 제대로 해야 한다.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합의가 타결되고 인증되며 서명될 때까지 이란 항구에 대한 미 해군의 해상봉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종전 협상안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협상조차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자신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일을 비판하는 패배자들의 말을 듣지 말라"며 "나보다 앞선 사람들과 달리 나는 나쁜 합의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체결된 이란 핵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도 재차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가 한 합의처럼 이란에 막대한 현금을 주고 핵무기 개발로 가는 선명하고 방해받지 않는 길을 열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우라늄 후순위 논란…종전안 윤곽 공개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반응한 것은 이날 미국 언론을 통해 종전 협상안의 구체적 윤곽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미국 고위 당국자와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료를 위한 기본 틀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양국 지도부의 최종 승인까지는 수일이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합의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고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을 처분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테헤란이 이를 해외 반출할지, 희석 방식으로 처리할지는 아직 조율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해당 핵물질을 직접 압수·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양측은 서로 얻어내야 할 양보 조건을 강조하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관리 3명은 이번 잠정 합의가 향후 30~60일 동안 핵 문제를 협상한다는 원칙만 담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도 이번 합의가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이나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모라토리엄)을 직접 다루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해당 사안들은 후속 협상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공화 강경파 역풍…"전쟁 성과 물거품"


공화당 강경파들은 이번 협상이 이란 정권을 약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생존과 재무장을 도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압박받던 이란에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 가능성이 열릴 경우 장기적으로 중동 안보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논리다.

대표적인 외교안보 강경파인 텍사스주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공습 결정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중대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금 물러서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이란이 중동의 지배적 세력으로 인식되고 걸프 지역 석유 인프라를 공격할 능력을 유지하게 되는 합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의원은 제안된 60일 휴전에 대해 "재앙이 될 것"이라며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를 통해 달성한 모든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국무장관 출신 마이크 폼페이오도 이번 합의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며 "전혀 아메리카 퍼스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