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CXMT, IPO 통해 자금 준비
생산라인 고도화·HBM에 투입
대만 난야·UMC, AI 호황 수혜
"삼성, 내부 혼선 길어지면 위험"
삼성전자가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갈등으로 내홍을 겪는 사이, 중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하이 증시 상장을 통해 막대한 '투자 실탄' 장전에 나선 데다, 과거 치킨게임의 패자로 밀려났던 대만의 난야테크놀로지와 UMC까지 뚜렷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 노사갈등이 장기화하는 사이 경쟁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오는 27일 상장심사위원회 심의회의를 열고 CXMT의 상하이 증시(스타마켓) 신규 상장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CXMT는 최근 제출한 상장 준비서류에서 올해 1·4분기 매출 508억위안(약 11조3000억원), 순이익 330억1200만위안(약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지원 아래 급성장한 CXMT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굳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이어 단숨에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아직 선두권과 격차는 크지만, 공급부족 국면을 틈타 추격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기업공개(IPO)로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는 CXMT는 차세대 공정 투자에 고삐를 죄며, 한국 메모리사를 바짝 추격할 전망이다. 현재 허페이와 베이징에서 운영 중인 3개 공장의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94%를 웃돌며 사실상 풀가동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CXMT는 조달자금 상당 부분을 생산라인 고도화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연구개발(R&D)에 투입해 화웨이 등 중국 AI 생태계와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CXMT가 이미 지난해 말 HBM3 제품 샘플 공급에도 착수한 만큼, 이르면 연내 본격적인 HBM 시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능력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CXMT처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내부 혼선이 길어지거나 공급차질 우려까지 불거질 경우 시장점유율 격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고 전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들도 AI 메모리 호황 낙수효과를 누리며 부활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과거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치킨게임에서 밀렸던 난야테크놀로지와 UMC 등이 최근 업황 회복과 공급부족 흐름 속에서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범용(레거시) D램과 성숙공정 기반 반도체 수요까지 함께 늘어나면서 한동안 가격 경쟁에 밀려 존재감이 줄었던 업체들까지 다시 가동률과 수익성이 개선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 혼선이 길어질 경우 중국과 대만 업체들의 추격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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