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정은, H&Q서 지분 전량 회수…경영권 안정화 '궤도'
약 1600억에 잔여 지분 해결…약 30개월 만에 종지부
정지이 전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 3%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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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백기사로 불린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파트너스로부터 지분 전량을 회수했다. 2023년 11월 첫 투자 후 약 30개월 만에 종지부다. 현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을 지난 22일 기준 3.01%까지 늘리면서, 경영권도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H&Q는 2023년 11월 현대홀딩스컴퍼니와 현대엘리베이터에 약 3100억원을 투자했다. 구조를 보면 현대홀딩스컴퍼니 발행 CB 1330억원,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교환사채(EB) 800억원, 최대주주가 보유한 현대홀딩스컴퍼니 RCPS 약 970억원 등이다. 투자 재원은 H&Q 블라인드펀드 1256억원, 신규 프로젝트펀드(코인베) 887억원, 인수금융 1000억원으로 조달됐다.
H&Q는 지난해 9월 말 기존 1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2500억원으로 증액하는 자본구조 재편(리캡)을 실시, 약 1500억원을 펀드에 조기 분배해 투자원금 상당 부분을 선회수했다. 이 거래에는 현대홀딩스컴퍼니의 H&Q 투자자산에 대한 콜옵션 행사 권리가 포함돼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홀딩스컴퍼니는 지난해 10월 1차 콜옵션을 행사했다. H&Q는 보유 EB 전량을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지분 4.45%)로 교환한 뒤 씨티글로벌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약 1500억~1600억원에 전량 매각했다. 최초 교환단가 주당 4만2000원 대비 매각단가는 주당 8만3400원 수준으로, 이 구간에서만 내부수익률(IRR) 약 40%, 투자원금대비수익률(MOIC) 약 2배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4월에도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일부 콜옵션을 순차적으로 행사하더니, 지난 18일 잔여 CB·RCPS 전량에 대한 2차 콜옵션을 최종 행사했다. H&Q는 이를 통해 약 1600억원을 추가 회수하며 이번 투자를 마무리했다. 전체 투자 기간 기준 그로스(Gross) IRR은 약 20%, MOIC는 약 1.5배 수준으로 집계된다.
H&Q의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현대그룹 지배구조 안정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였던 스위스 쉰들러그룹이 주주대표 소송을 통해 최대주주에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확정시키면서 현 회장의 경영권 상실 위협이 확대된 바 있다. H&Q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현 회장의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대주주와 이사회 분리를 통한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이뤄내면서 장기간 지속됐던 경영권 관련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정지이 전무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확대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정 전무는 올해 2월 보유 중이던 현대무벡스 주식 357만7978주(보유주식의 약 80%)를 장내매도한다고 공시했다. 2월 11일 종가 2만9950원 기준 약 1072억원 규모다. 매도 사유로는 '현금 유동성 확보'를 밝혔다.
현금을 확보한 정 전무는 곧바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매수에 나섰다. 3월 23~26일 4차례에 걸쳐 28만9000주를 장내 매수, 약 24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분율을 0.4%에서 1.09%로 끌어올렸다. 이후 4월 3~23일에도 꾸준히 매수를 이어가며 지분을 2.24%까지 확대했고, 5월 19~22일에도 추가 매수를 단행, 보유주식을 117만6612주(지분율 3.01%)로 늘렸다.
정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 주주명부에 처음 이름을 올린 것은 현대그룹 지배구조 정립이 이뤄졌던 2014년 하반기다. 2023년 4월 1300주(4525만원어치)를 소규모 매수한 뒤 한동안 움직임이 없다가, 올해 들어 무벡스 지분을 대거 매각한 현금으로 본격적인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다.
22일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는 현대홀딩스컴퍼니(20.13%)이며, 정 전무가 개인 명의로 3.01%, 임당장학문화재단이 1.4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홀딩스컴퍼니의 지분은 현 회장(74.98%)과 정 전무(8.95%) 등이 보유한 구조다. 정 전무는 전무 직급 11년째로 어머니인 현 회장을 수행하며 경영 수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5년 결산 기준 보통주 1주당 1만4010원의 고배당을 실시했다. 정 전무는 현재 지분만으로도 연간 약 165억원 수준의 배당 수익이 가능해, 추가 지분 매수를 위한 재원 확보에도 유리한 구조를 갖추게 됐다. 현 회장이 쉰들러와의 20년 법정 분쟁, H&Q 투자 유치와 상환이라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 지배구조를 안정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