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시작과 현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도심 여행 코스가 마련됐다.
인천시는 개항, 이민, 산업화, 글로벌 국제교류로 이어지는 도시의 역사적 흐름을 따라 걸으며 인천의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인천 박물관 투어'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인천은 1883년 개항 이후 서구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대한민국의 관문 도시다. 바다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새로운 문화와 삶이 시작됐다. 도시 곳곳에 개항과 산업화, 국제교류의 역사가 축적돼 있다.
시는 이러한 인천의 역사를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 내 주요 박물관들을 소개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도시의 기억과 정체성을 담은 살아있는 콘텐츠라는 설명이다.
■ 붉은 벽돌과 짜장면 '개항기 인천'을 걷다
개항의 역사는 인천개항박물관에서 시작된다. 옛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 건물을 활용한 이 박물관은 경인선 철도와 팔미도 등대 등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문물과 함께 개항기 인천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박물관 관람 이후에는 개항장 거리를 따라 이어지는 역사문화 탐방도 가능하다. 차이나타운과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대불호텔전시관, 인천아트플랫폼 등 개항기 문화유산이 도보권에 밀집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은 인천항과 월미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대표 명소로 꼽힌다.
개항 이후 형성된 화교문화의 흔적은 짜장면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옛 중화요릿집 공화춘 건물을 활용한 국내 최초의 음식문화 박물관으로, 한국식 짜장면의 탄생 과정과 화교문화를 조명한다.
시는 짜장면 한 그릇에도 개항 이후 인천에서 시작된 문화교류와 서민들의 생활사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관람 후 차이나타운 골목과 송월동 동화마을까지 둘러보면 개항장의 옛 감성과 현재의 관광문화가 공존하는 인천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하와이 이민의 첫 발, 달동네의 추억
인천은 새로운 삶을 향해 떠나는 사람들의 출발지이기도 했다. 1902년 제물포항에서 출발한 하와이 이민선을 시작으로 수많은 한국인이 인천을 통해 세계로 향했다.
이 같은 역사는 한국이민사박물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초기 이민자들의 여권과 여행가방, 생활용품, 기록사진 등을 통해 타국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했던 이들의 흔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박물관이 위치한 월미도 일대에는 월미문화의거리와 월미바다열차, 월미공원 등이 자리해 있어 해양도시 인천의 정취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산업화 시대 인천 시민들의 삶은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1960~70년대 산동네 풍경과 공동수도, 골목길, 야간 방범순찰 체험 등을 재현해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색다른 체험 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증축과 리모델링을 마친 이 박물관은 한층 풍성해진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인근 배다리 헌책방거리와 근대산업 유산 등과 연계해 산업도시 인천의 또 다른 시간을 돌아볼 수 있다.
■ 세계 문자와 미래 해양 '글로벌 인천'의 현재
오늘날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 인천의 모습은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와 이집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세계문자 전문 박물관으로, 쐐기문자 점토판과 이집트 파피루스, 구텐베르크 인쇄기 등 인류 문명사의 희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송도센트럴파크와 트라이보울, 현대적인 고층 스카이라인이 펼쳐져 있어 개항도시에서 국제도시로 성장한 오늘날 인천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 다른 해양문화 거점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인천항과 해양교류의 역사를 첨단 전시와 체험 콘텐츠로 풀어낸다. 초대형 디지털 항해 체험과 서해안 어로 활동 재현 전시가 대표 콘텐츠다.
인천시 관계자는 "박물관 투어는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개항과 교류, 이민과 산업화, 국제도시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도시 전체를 통해 경험하는 여행"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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