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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삼성 초기업노조 교섭중지 가처분 기각...투표 탄력받나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6 16:26

수정 2026.05.26 16:25

재판부 "공동교섭단 회의 통해 확정" 노조 측 소명도 부족했다고 지적 잠정협의안 투표 가결 탄력받을 듯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2026.5.26 ⓒ 뉴스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2026.5.26 ⓒ 뉴스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 경험) 부분 직원들이 삼성전자와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교섭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26일 제동을 걸었다. 사측과 초기업노조의 잠정합의안에 대한 투표가 오는 27일 완료되는 가운데 초기업노조의 합의안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26일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노사 협상에서 교섭권을 가진 반도체(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중심의 초기업노조의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삼성전자에는 복수 노조가 있는데 과반을 차지해 대표로 사측과 협상을 진행한 초기업노조에 대해 다른 노조가 절차상 하자 등을 이유로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다.



이들은 7일 전 이뤄져야 하는 총회 공고가 하루 전에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집행부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초기업노조가 총회 의결 없이 지난해 11월 7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폼 설문조사' 결과로 교섭요구안을 갈음했다는 점이 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내용과 공동교섭단 양해각서에 명시된 3단계 절차 생략으로 DX부문의 특유한 근로조건 개선 요구가 선택지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섭요구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소속조합원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초기업노조는 지난해 11월 6일께 운영위원회를 통해 20개 안건을 선정한 후 5개 안건을 선택하도록 하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를 토대로 마련한 자체 교섭요구안을 제출한 후, 공동교섭단 회의를 통해 확정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또 초기업노조가 교섭요구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총회나 대의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부분은 교섭행위 자체를 중단시킬 권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손해배상이나 대표 해임 등 책임을 추궁해야 할 법령 위반 사항이지 교섭 행위 자체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취지다.

DS의 요구사항만을 반영해 나머지 노조원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내용 자체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을 소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섭요구안이 공동교섭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협의를 거쳐 확정된 점 △초기업노조 대다수가 DS소속 근로자인 것을 근거로 대의원회 의결을 거쳤더라도 다른 내용의 교섭요구안이 확정됐을 것이라는 등에 대한 소명도 부족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지난 20일 초기업노조와 사측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고, 현재 합의안에 대한 전체 조합원들의 찬판투표가 진행 중"이라며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하자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 사건 단체교섭 행위는 이미 종료됐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이날 잠정협의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 중이다. 법원이 초기업노조의 협의안 도출 과정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만큼, 이날 투표 결과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이날 수원지법에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 중지 등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