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소방청 공동 개발
단순 장비지원 넘어 기술 기반 공헌
AI카메라·고압 축광 릴호스 등 탑재
30㎝ 장애물 넘고 경사로 안정운행
소방관 의견 반영해 각종 기능 추가
진압경로·방식 분석 등 고도화 목표
소방관 대신하는 소방로봇
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무인소방로봇에는 '인간의 한계 극복'을 목표로 한 첨단 기술들이 대거 적용됐다. 주변 지형과 장애물을 인식해 안정적인 이동을 돕는 첨단 자율주행 보조시스템을 비롯해 △로봇 주변 온도를 약 50℃ 수준으로 유지하는 자체 분무 시스템 △연기 속 시야를 확보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시야 개선 카메라 △축광 특성을 적용한 차세대 소방호스인 '고압 축광 릴호스' △독립 제어 기반 '6×6 인휠 모터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주행 성능도 강화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50㎞ 수준으로 사람보다 약 두 배 빠르다. 지하주차장 램프나 물류창고 경사로도 안정적으로 오를 수 있고 최대 300㎜ 높이의 장애물도 넘는다.
특히 연기와 고열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화재 현장 특성을 고려해 단파·장파장 열화상 센서를 적용한 적외선 카메라 시스템도 탑재했다. AI 기반 소프트웨어가 실시간으로 시야를 보정해 현장 정보를 지휘본부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24년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국민 안전을 위한 대응 역량 강화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현대로템의 다목적무인차량 플랫폼을 기반으로 소방 방수포 등 화재 진압 기능을 탑재한 로봇을 소방청과 공동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관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현대로템뿐 아니라 현대차 조향·제동 부서, 현대모비스 인휠모터 부서 등 그룹 내 다양한 실무진이 함께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소방 AI 대전환' 출발점
실제 개발 과정에는 현대로템과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와 소방청 전문가들이 공동 참여했다. 2024년 11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2025년 2월 시제품 제작에 들어갔고 이후 성능 시험과 설계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소방청 요구를 반영해 방수포와 내열 장비 등 화재 진압 기능도 추가했다.
현장 소방관 의견도 적극 반영됐다.
임팔순 충청강원119특수구조대 소방경은 "추가 호스와 방수포, 시야 개선 장비 등은 모두 현장 소방관 의견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며 "화재 현장은 고열과 유독가스로 진입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개발팀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필요한 기능들을 제안했고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무인소방로봇과 이를 운반하는 셀프로더를 각각 4대씩 순차 배치했다. 무인소방로봇은 수도권 남양주, 대구 119특수구조대, 경기 화성, 충남 아산 소방본부 등에 배치됐다.
소방청은 향후 자체 예산을 활용해 장비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재난 유형별 현장 작전 절차에 맞춘 무인소방로봇 관리·운용 체계도 마련했다. 현대로템은 운용 인력을 대상으로 현장 교육과 매뉴얼 배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소방청 및 국립소방연구의 다음 목표는 '자율화'다. 현장에 투입된 로봇이 화재 상황과 위험 요소를 스스로 분석하고 최적의 진압 경로와 방식을 계산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원격 장비를 넘어, 재난 현장에서 판단과 실행을 함께 담당하는 화재 대응 플랫폼으로 확장을 뜻한다. 화재 현장에서 취득되는 연무량, 화재 규모, 온도 등 다양한 현장 상황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계속 학습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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