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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아닌 소외 공포"…AI 장세에 달라진 투자심리
한국투자증권 "주가·변동성 동반 급등은 FOMO 영향"
[파이낸셜뉴스] #.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41)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모습을 보다 결국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했다. 그는 "계속 오르는데 나만 시장에서 소외되는 느낌이었다"며 "회사 단체방에서도 '삼전닉스 안 사면 올해 장 못 따라간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고 말했다.
#. 판교의 IT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B씨(43)는 최근 증권사 신용융자를 활용해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종목 비중을 늘렸다. B씨는 "예전에는 주가 폭락이 무서웠는데 요즘은 오히려 안 사서 상승장을 놓칠까 더 불안하다"고 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00선을 돌파한 26일 국내 증시에는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공포)' 심리가 짙게 깔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5% 오른 8047.5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8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중에는 3.61% 오른 8131.15까지 치솟으며 8100선에 도달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이날만 약 940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일반적인 기대변동성 지표인 VKOSPI는 증시 급락 국면에서 상승하는 대표적인 공포지수로 불린다.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대비해 옵션 매수에 나서면 시장 변동성 전망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AI 반도체 중심 상승장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급등 과정에서도 VKOSPI는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한국투자증권은 "AI 반도체 성장 사이클에서 코스피와 VKOSPI가 동시에 급등했다"며 "최근 기대변동성 상승은 시장 하락 공포보다 시장 상승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FOMO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 자금 유입도 거세다.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8조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신용융자 잔고 역시 이달 들어 36조5000억원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반도체·AI 인프라 관련 레버리지 ETF로의 자금 쏠림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이 단순 단기 과열이 아니라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반도체 공급망이 글로벌 증시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한국과 대만 등 반도체 중심 국가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내 중국 비중은 최근 22% 수준까지 낮아진 반면 대만은 25%, 한국은 21%까지 확대됐다. IT 섹터 비중도 1년 만에 22%에서 38%로 급증했다. 특히 MSCI 신흥국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가 IT 기업으로 채워지는 등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AI 반도체 중심의 고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기대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진 만큼 급격한 조정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은 공포보다 탐욕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 국면"이라며 "과거에는 폭락이 두려워 시장을 떠났다면 지금은 상승장을 놓칠까 두려워 시장으로 뛰어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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