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라면 원가 25% 비중 ‘포장지’… 식품업계, 제품 팔수록 손해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6 18:14

수정 2026.05.26 18:13

중동발 포장대란 덮친 식품업계
나프타 가격 올해만 71% 급등에
국내 비닐포장지 가격 50% 올라
프랜차이즈 매장 비닐 발주 제한
캔 주원료 알루미늄값도 17%↑
원료 수급차질·원가상승 이중고

라면 원가 25% 비중 ‘포장지’… 식품업계, 제품 팔수록 손해
중동 전쟁 여파로 포장지와 캔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와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식음료(F&B) 시장 전반이 원료 수급 차질과 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매장의 포장지 발주 제한이 현실화한 데 이어, 포장 단가 상승으로 식품 제조사들은 생산할 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등 한계에 직면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포장지 가격 급등…"생산할수록 적자"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여파로 비닐 및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알루미늄 가격까지 오르며 식음료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번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나프타 국제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이후 식음료 업계에선 전쟁 전에 쌓아둔 2~3개월 치 재고로 버텨왔으나 이제는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위기가 본격화됐다.

이미 몇몇 프랜차이즈 기업에서는 비닐과 페트병 수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거나 발주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식품 제조사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나프타 가격으로 인해 제품을 생산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입을 모았다. 인베스팅닷컴 통계를 보면 나프타 가격은 올해 초 t당 497달러에서 지난 21일 기준 852달러까지 355달러(71.4%) 상승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생산한 비닐 포장지 가격이 40~50%가량 올랐다.

여기에 식품 가공 분야에서는 라면 원가 구조를 밀가루 20%, 팜유 20%, 물류비 20~25%, 포장지 25%, 스프 등 기타 재료 10~15% 수준으로 분석했다.

라면 주원료인 밀가루나 팜유보다 포장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 포장지 가격이 40% 가량 오르면서 제품 원가는 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추산됐다. 통상 식품 제조사의 영업이익률이 5~1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팔수록 적자에 놓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음료 업계 페트병·캔 수급 이중고

캔의 주원료가 되는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하면서 음료 업계는 페트병과 캔 원료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바레인 등 중동 국가들은 풍부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저렴하게 알루미늄을 생산하며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해상 물류가 막히면서 세계적으로 알루미늄 공급이 감소해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국제 알루미늄 가격은 현재 미터톤(mt)당 3575달러로 연초 3057달러보다 528달러(16.9%) 오르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루미늄은 캔 제작 비용의 40~50%가량을 차지하는 주원료다.
캔 생산에 있어 원가 압박이 페트병보다 더 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제조사들은 중동에서 수입하는 알루미늄 비중이 낮고 충분한 재고를 확보했다면서도 원가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알루미늄 생산이 정상화하기 위해선 최대 12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가능성은 낮지만 양국 간 전면전이나 이란 내부 권력 구조의 급변 가능성이 발생할 경우 공급 차질 리스크가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