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포장대란 덮친 식품업계
나프타 가격 올해만 71% 급등에
국내 비닐포장지 가격 50% 올라
프랜차이즈 매장 비닐 발주 제한
캔 주원료 알루미늄값도 17%↑
원료 수급차질·원가상승 이중고
■포장지 가격 급등…"생산할수록 적자"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여파로 비닐 및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알루미늄 가격까지 오르며 식음료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번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나프타 국제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이후 식음료 업계에선 전쟁 전에 쌓아둔 2~3개월 치 재고로 버텨왔으나 이제는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위기가 본격화됐다.
식품 제조사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나프타 가격으로 인해 제품을 생산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입을 모았다. 인베스팅닷컴 통계를 보면 나프타 가격은 올해 초 t당 497달러에서 지난 21일 기준 852달러까지 355달러(71.4%) 상승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생산한 비닐 포장지 가격이 40~50%가량 올랐다.
여기에 식품 가공 분야에서는 라면 원가 구조를 밀가루 20%, 팜유 20%, 물류비 20~25%, 포장지 25%, 스프 등 기타 재료 10~15% 수준으로 분석했다.
라면 주원료인 밀가루나 팜유보다 포장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 포장지 가격이 40% 가량 오르면서 제품 원가는 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추산됐다. 통상 식품 제조사의 영업이익률이 5~1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팔수록 적자에 놓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음료 업계 페트병·캔 수급 이중고
캔의 주원료가 되는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하면서 음료 업계는 페트병과 캔 원료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바레인 등 중동 국가들은 풍부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저렴하게 알루미늄을 생산하며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해상 물류가 막히면서 세계적으로 알루미늄 공급이 감소해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국제 알루미늄 가격은 현재 미터톤(mt)당 3575달러로 연초 3057달러보다 528달러(16.9%) 오르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루미늄은 캔 제작 비용의 40~50%가량을 차지하는 주원료다. 캔 생산에 있어 원가 압박이 페트병보다 더 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제조사들은 중동에서 수입하는 알루미늄 비중이 낮고 충분한 재고를 확보했다면서도 원가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알루미늄 생산이 정상화하기 위해선 최대 12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가능성은 낮지만 양국 간 전면전이나 이란 내부 권력 구조의 급변 가능성이 발생할 경우 공급 차질 리스크가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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