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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고, "안전 확인하려다 붕괴…원인은 거더 취약성 추정"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7 16:42

수정 2026.05.27 17:12

설계 당시 안전 확인된 대들보 부분 문제 가능성…국과수 조사 착수
오전 2시30분 이상 징후 포착 후 안전진단 실시하다 슬라브 낙하
노동부 승인후 40시간내 완료가 목표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져 소방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져 소방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전날까지 철거 공사는 열차가 다니지 않는 새벽 3시간 동안만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공사를 마친 다음 날 긴급하게 이뤄진 안전점검 도중 예기치 않게 일어났다. 서울시는 설계 당시 안전성을 확인했던 거더(대들보) 부분의 취약성을 원인으로 추측하고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유가족 및 부상자에 대한 금전·심리적 지원도 이어갈 계획이다. 또 노동부의 공사 재개 승인이 떨어지면 40시간 안에 공사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임춘근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오후 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철도공단 측에 요청한 것은 24시간 작업해서 빠르게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협의 결과는 하루 3시간 정도 작업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최대로 새벽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철거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30일부터 시작한 서소문고가 철거 공사는 구간별로 이뤄졌다. 철도가 지나지 않는 부분의 슬라브(콘크리트 상판) 철거를 완료한 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철로가 깔린 구역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철거 공사 기간도 길게 잡혔다. 3월 시작한 공사는 당초 오는 7월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철거 공사는 각 거더 위 슬라브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작업 시간이 짧게 설정된 만큼 떨어지는 잔해를 막을 공중비계가 설치됐고, 슬라브를 내려놓는 크레인의 동선도 조정해야 했다.

임 본부장은 "한 달에 30일 동안 작업할 수 있는 일자가 있는데 그걸 다 하진 못했다"며 "평균적으로 한 17∼18일 정도만 작업하는 날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일 오전 1시30분 슬라브 절단 작업을 시작한 지 약 1시간이 지난 오전 2시30분께 G15번과 G14번 거더 사이 중간 지점에서 29㎜의 처짐이 발생했다. 책임감리는 즉시 공사 중지를 명령했고, 추가 처짐을 막기 위해 거더 사이를 연결하는 플레이트 설치 작업을 진행했다.

오전 7시30분 도시기반시설본부에 유선보고가 들어왔고, 9시30분 대면 보고를 거쳐 10시50분에 감리단장, 현장소장, 정밀진단업체, 구조분야 비상주 감리가 대책회의와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오후 1시40분 서울시와 안전진단전문가, 외부전문가, 현장 관계자 등 9명이 합동 안전진단을 실시하던 중 슬라브가 무너져 내렸다.

임 본부장은 "낙하물을 막기 위한 공중비계는 교량 슬라브 하부에 초근접해서 쳐져 있던 상태"라며 "결국 구조물 하중을 견디는 거더의 상태를 점검하려면 육안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공중비계가 쳐져 있어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책임감리의 판단 하에 점검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현장은 고용노동부에 의해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서울시는 잔여 시설물을 빠르게 철거하고 열차 운행을 재개하겠다는 작업계획서를 제출해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다. 공중비계 철거에 6시간, 문제가 된 9번 슬라브 철거에는 24시간이 걸릴 것으로 산정했다. 선로 복구와 남은 슬라브 철거까지 합쳐도 재개 명령이 떨어지면 40시간 안에 공사를 완료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촉박한 야간공사로 공기가 길어지며 설계 당시 지적되지 않은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본부장은 "자세한 상황과 원인은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국과수, 고용노동부 등이 참여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및 부상자에게는 서울시가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간다. 3인 1조로 구성된 유가족 전담공무원을 배치하고 유가족에게 생활안전지원금을 비롯해 각종 복지서비스와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임 본부장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부상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유가족과 부상자를 위한 가능한 모든 행정적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이 27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소문고가차도 사고 발생 경위 및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이 27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소문고가차도 사고 발생 경위 및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