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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이란도 "승리는 우리 것"… 합의문 조율 막판 기싸움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7 18:03

수정 2026.05.27 18:02

동맹국·지지층 불만 잠재우려면
패전 이미지 피해야 한다는 입장
트럼프, 백악관서 각료회의 소집
이란 "품위있는 합의할 준비됐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기약 없이 늘어지는 가운데 양측 모두 '승자'처럼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패전하면 정치적으로 벼랑 끝에 몰리는 양측 정부는 최소한 국민들에게 졌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선전과 협상문 조율에 집중하고 있다.

■美, 이란 '승리' 프레임에 발끈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6일(현지시간) 현지 관영 매체 IRNA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이란이 사실상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의 용맹한 전사들과 순교적 군대가 저항 전선(저항의 축)의 전사들, 특히 친애하는 레바논(헤즈볼라)과 손잡고 이빨 끝까지 무장한 미국·시오니스트(이스라엘)의 테러 군대를 상대로 눈부신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언급하고 "미국은 이 지역에서 도발을 일삼고 군 기지를 배치할 안전한 구역을 더는 확보하지 못할 뿐 아니라 과거의 위상에서 날로 쇠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지난 24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미국이 이란에 패했다고 암시하는 합성 이미지를 올렸다.

지난 2월 28일부터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했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3월 11일 연설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7일 이란과 휴전 발표 직후에도 "이란과의 휴전 합의는 미국의 완전한 승리"라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도 "이미 승리했지만, 더 큰 차이로 승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주변에서는 트럼프의 발언 이후에도 교전이 이어졌다. 미국의 일반 시민과 공화당 강경파 사이에서는 명확한 종전 합의가 늦어지면서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23일 보도에서 양측이 60일 휴전 연장, 비핵화, 호르무즈해협 개방 합의를 담은 양해각서를 준비 중이라고 주장했다.

■ 양해각서 형태에 주목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 선임 연구원은 26일 현지 정치매체 더힐을 통해 트럼프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란이 논의 중인 양해각서에 강제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밀러는 "트럼프는 패자로 보이는 상황을 참을 수 없겠지만 이는 그가 어떻게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비핵화와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해 "선택지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밀러는 "미국·이란 모두 표현 방식이 중요하다"면서 "상대가 승리를 주장한다는 점을 아는 상황에서 양쪽이 내놓는 승리 주장들은 모두 국내 지지층 및 지역 동맹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와 모즈타바가 모두가 "완전한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국 정부가 승리를 주장하려면 양해각서의 문구와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는 2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다음날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각료회의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12번째다. 백악관 관계자는 회의에서 경제성과를 논의한다고 밝혔으나, 미국 뉴욕포스트는 이번 회의 주제가 이란전쟁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카타르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국왕과 전화 통화에서 이란이 중동 지역의 분쟁과 긴장을 끝내기 위한 작업을 마무리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문서와 조항을 확정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은 이날 이집트, 튀르키예, 오만 정상과 연쇄 통화에서 그는 통화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품위 있는 합의'를 도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6일 미국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2.8% 내린 배럴당 93.89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3.6% 상승한 배럴당 99.58달러를 기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