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3위·타점 6위·OPS 1.0 돌파… 1983년생 타자 믿기 힘든 상식 파괴 스탯
상황·점수 차 불문 '무결점 타격'… 언제 어디서든 맹폭
"종반엔 신이 된다" 7회 4할-9회 6할 맹타… 조병현 공략한 '약속의 9회'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이 선수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아니, 애초에 한계라는 것이 존재하긴 하는 걸까. 1983년생, 우리 나이로 불혹을 훌쩍 넘긴 마흔둘의 타자가 2026년 KBO리그 마운드를 그야말로 '폭격'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살아있는 전설 최형우의 방망이가 상식을 완전히 파괴하며 야구팬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최형우가 찍어내고 있는 스탯을 보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타율 0.355로 리그 전체 3위, 홈런 7개, 타점은 37개로 6위다. 안타 역시 59개로 7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타자의 종합적인 파괴력을 상징하는 OPS는 당당히 1.0을 넘어서고 있다.
'에이징 커브'라는 단어는 최형우의 타석 앞에서는 완벽한 금기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 파괴력이 특정 상황에 기대어 만들어진 '거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득점권 타율은 49타수 18안타(0.367)로 찬스에 강한 해결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주자가 있을 때(0.364)와 없을 때(0.346)의 타율 편차도 거의 없다.
점수 차도 그를 막지 못한다. 동점 상황(0.333), 1점 차 이내(0.336), 2점 차 이내(0.336), 3점 차 이내(0.338), 4점 차 이내(0.338)까지 어떤 박빙의 상황에서도 기계처럼 3할 이상의 안타를 생산해 낸다.
심지어 5점 차 이상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는 무려 0.458의 타율을 기록하며 투수들의 멘탈을 완전히 붕괴시킨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이든 마운드에 선 투수에게 최형우는 피할 수 없는 선수다.
하지만 최형우의 진짜 진가는 벤치의 피가 마르는 '경기 종반'에 드러난다. 7회 이후의 최형우는 이성을 가진 타자가 아니라, 승부를 지배하는 '괴물' 그 자체다.
올 시즌 최형우의 7회 타율은 15타수 7안타(0.467), 8회 타율은 22타수 10안타(0.455)다. 압권은 9회다. 무려 11타수 7안타, 타율 0.636이라는 비디오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수치를 찍고 있다.
이쯤 되면 7~9회 승부처에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서면 투수들은 그와 승부하기보다는 차라리 볼넷으로 거르는 것이 팀을 위하는 길일지도 모른다.
SSG 랜더스는 경기 종반 최형우가 얼마나 강한지 미처 깨닫지 못했고, 결국 그 대가를 너무도 뼈저리게 치렀다.
지난 5월 27일 인천 원정 경기. 1점 차의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지던 9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SSG 벤치는 마무리 조병현을 앞세워 최형우와 정면승부를 택했다.
결과는 역시나였다. 최형우는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으로 12루간을 빠져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조병현은 결국 9회를 넘기지 못한 채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경기 종반의 최형우와는 섣불리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9회만 되면 '야구의 신'으로 변모하는 그를 건드린 혹독한 대가였다.
세월의 흐름을 완벽하게 거스르며 매일 밤 대구벌을 달구고 있는 최형우. 42세 베테랑의 거침없는 불방망이가 삼성 라이온즈의 12년 만의 왕조 재건을 향한 가장 든든한 횃불이 되어주고 있다.
삼성 왕조의 시작은 2011년 최형우였다. 그리고 삼성왕조의 끝도 2014년 최형우가 장식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시작되는 삼성 왕조도 그 시작은 어쩌면 최형우인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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