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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루체 혹평에 경쟁사 람보르기니 CEO, 전기차 취소는 옳은 선택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8 07:15

수정 2026.05.28 07:14

지난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공개된 페라리의 전기차 루체.AFP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공개된 페라리의 전기차 루체.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브랜드 역사상 첫 순수 전기차(EV) '루체(Luce)'를 공개한 이후 시장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 람보르기니의 수장이 자사의 전기차 계획 철회가 옳았다고 자평했다.

슈테판 빈켈만 람보르기니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순수 전기차 '란자도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우루스'의 전기차 버전 개발을 전격 취소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집중하기로 한 과거의 결정을 언급하며 "그것이 우리 회사에 맞는 올바른 길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페라리는 이탈리아에서 첫 전기차 루체를 전격 공개했으나, 시장과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공개 직후인 26일 밀라노 증시에서 페라리 주가는 약 8% 폭락했으며, 뉴욕 증시에서도 5.3%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가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 디자인을 지적했다.



루체는 애플의 아이폰 디자인으로 유명한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을 맡았는데, 기존 페라리 특유의 날렵하고 역동적인 미학에서 벗어나 거품을 연상시키는 동글동글한 외관과 스크린 중심의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를 채택해 충격을 안겼다.

모닝스타의 수석 주식 전략가 마이클 필드는 "많은 팬들이 페라리가 전기차 콘셉트를 수용한 것에 실망하고 있다"며 "클래식한 디자인과 내연기관의 원초적인 힘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축해 온 슈퍼카의 정체성이 희석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페라리 회장은 로마에서 열린 한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그 차에서 페라리의 상징인 '도약하는 말(프랜싱 호스)' 로고를 떼어내 버렸으면 좋겠다"고 혹평했으며,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교통부 장관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페라리 측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라이벌의 위기를 지켜본 람보르기니의 빈켈만 CEO는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자사 전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연기관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전환한 우리의 결정은 매우 중요했고, 성공적이었다"라며 "시장을 관찰한 결과, 우리와 같은 초고성능 차를 구매하는 고객층에서 전기차 수용 곡선이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이 우리가 순수 전기차에서 발을 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공을 위해 혁신이 가장 중요하지만, "혁신을 위한 혁신을 하거나 이를 고객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페라리가 전기차와 이질적인 디자인을 무리하게 도입해 기존 콘크리트 고객층의 반발을 산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람보르기니를 비롯해 최근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전기차 관련 투자를 대거 축소하거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오토쇼에 람보르기니 차량이 진열된 모습.AFP연합뉴스
지난 4월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오토쇼에 람보르기니 차량이 진열된 모습.AFP연합뉴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