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내달 퇴직연금 출범…'IRP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 승부수
첫해 운용·자산관리 수수료 면제‧외화RP 등 투자형 플랫폼 확대
[파이낸셜뉴스] 키움증권이 다음달 1일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한다. 모든 퇴직연금 가입 첫 해 운용관리수수료·자산관리수수료를 면제하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는 수익률이 기준 지표에 미달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를 도입한다.
키움증권은 2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무점포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력을 퇴직연금 사업에 접목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 내 증권업권 내 점유율 10%, 적립금 기준 상위 5위권을 달성할 것이란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가입 첫 해 수수료 면제와 IRP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를 앞세워 대면 영업망 중심의 기존 퇴직연금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키움증권의 시장 진입 배경에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급격한 질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5년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말 대비 16.1% 증가한 50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IRP에서 실적배당형 자산 증가세가 뚜렷하다. DC형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은 2024년 말 23.3%에서 2025년 말 33.0%로 상승했으며, IRP의 실적배당형 비중은 44.3%까지 높아졌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잔액 역시 48조7000억원으로 3년 연속 10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ETF는 실적배당형 적립금 123조3000억원의 39.6%를 차지하며 주요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키움증권은 수수료 정책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제도 진입 초기 법인과 가입자 확보를 위해 확정급여형(DB)·DC·IRP 전 제도에 걸쳐 가입 첫해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면제한다. 가입 기업과 근로자의 비용 부담을 낮춰 전환 유인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IRP 계좌에는 금융당국 승인을 거쳐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제를 도입한다. 기본 수수료 체계는 유지하되 가입자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키움증권이 정한 기준 수익률에 미달하면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식이다.
상품라인업도 확대한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감독규정상 외화상품 투자가 가능한 만큼, 개인 및 법인 가입자에게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을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채권과 주가연계증권(ELS) 등도 순차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은 은행권(점유율 52.0%)과 보험권(20.9%)을 비롯해 오프라인 점포를 갖춘 대형 증권사가 주도하고 있다. 계약 이전과 법인 사무 절차가 필요한 퇴직연금 특성상 지점망이 없는 키움증권의 비대면 플랫폼이 기업 인사담당자와 개인 가입자를 얼마나 끌어들일지가 과제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표영대 연금플랫폼본부장은 "그동안 퇴직연금 시장이 사용자(법인) 중심의 오프라인 영업 위주였다면, 실물이전 제도 도입 후 가입자 개인이 사업자를 직접 결정하는 방향으로 선택권이 커지고 있다"며 구조적 변화에 자신감을 보였다.
키움증권은 법인 인사담당자의 행정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해 직인 날인과 서류 송부 절차를 온라인화한 '온라인 완결형 사무 담당자 웹'도 구축했다. 근로자가 직접 소속 회사에 키움증권을 퇴직연금 사업자로 추가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기능도 자체 앱 '영웅문S#'에 탑재했다.
키움증권은 21년 연속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확보한 주식·ETF 가입자 기반을 연금 계좌로 확장할 계획이다. 직접 매매가 익숙하지 않은 가입자에게는 인공지능(AI) 포트폴리오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키움금융센터 내 퇴직연금 전문상담 조직과 세무·노무·계리 인력으로 구성된 연금컨설팅 조직을 운영해 비대면 상담·관리 기능을 강화한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퇴직연금은 노후를 책임지는 장기 투자인 만큼, 가입자 중심의 투자형 온라인 플랫폼을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해 고객 스스로 스마트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고객의 연금 자산 수익률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