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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판도 뒤흔든 코르티스, 신인류 문법…무엇이 달랐나

뉴시스

입력 2026.05.28 14:02

수정 2026.05.28 14:02

'걸그룹=대중성'·'보이그룹=팬덤' 공식 파괴…음반·음원·숏폼 올킬 스포티파이·멜론 1위, 틱톡 200만 건, '빌보드 200' 3위다변화한 플랫폼 장악 '컬트·날것' 호불호 두려워 않은 신인류 음악…취향 확실한 Z세대에 적중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수많은 신곡이 쏟아져 나온 올 상반기 'K-팝 컴백 대전'의 승자 중 한 팀을 꼽자면 단연 그룹 '코르티스(CORTIS)'다. 이들이 데뷔 9개월 차 신인그룹으로서 거둔 성공은 신기록 행진 그 이상이다.

28일 K-팝 업계에 따르면, 코르티스는 강력한 팬덤을 확보한 선배 보이그룹, 대중적 인기를 자랑하는 걸그룹과 어깨를 견주며 음반·음원·숏폼 플랫폼을 동시에 장악했다. 코르티스를 두고 "K-팝 산업의 판도를 뒤흔드는 새로운 세대의 아이콘이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자기 취향을 또렷하게 드러낸 신인류 문법이 신선한 사운드와 만나 성과를 거뒀다.

정해진 답을 좇는 대신 자신의 일상과 결을 보여준 시도는 세대를 불문하고 적중했다. 코르티스의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는 26일 자 기준 1213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K-팝 보이그룹의 최고치 기준 '톱 3'에 등극했다. 방탄소년단(4672만 명), 스트레이 키즈(1425만 명) 다음이다. 최근 홍익대, 단국대, 고려대, 경희대 등 대학축제 현장에서 코르티스 무대마다 우렁찬 떼창이 터져 팬덤과 대중을 아우르는 화제성을 입증했다.

특히 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 타이틀곡 '레드레드(REDRED)'의 인기를 잇는 '영크크 신드롬'이 그 단면을 잘 보여준다. '영크크'는 음악, 안무,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 전반을 공동창작하는 팀의 대표 수식어 '영 크리에이터 크루'의 줄임말이다. 미니 2집에 수록한 노래 '영크리에이터크루(YOUNGCREATORCREW)'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는데, 어느덧 젊고 힙한 세대를 대변하는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새로움을 난해함으로 재단하는 사람을 향해 '올크크'(영크크의 반대말)라고 유쾌하게 받아치는 동시에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영크크가 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이 뒤흔든 K-팝 판도는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된다. 전날 글로벌 오디오·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코르티스의 '레드레드'는 한 달 넘게 차트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22일 자 '데일리 톱 송 글로벌'에 최근 5년 내 데뷔한 K-팝 보이그룹 최초로 진입한 데 이어 최장기 차트인 기록이다. 지난 4일 자에는 36위로 자체 최고 순위에 올랐다. '데일리 톱 송 한국'에서는 26일 자까지 29일째 1위를 지켰다. 이 밖에도 애플뮤직 한국 '오늘의 톱 100' 32일 연속 1위(4월26일~5월27일), 유튜브 뮤직 한국 '주간 인기곡'(5월 8~14일) 2위 등 플랫폼을 막론하고 유의미한 성적을 남겼다.

보이그룹에게 유독 진입장벽이 높았던 멜론 일간, 주간 차트 1위도 석권했다. 19~26일 자에 8일 연속 정상을 차지했고, 최신 주간 차트(집계 기간: 5월 18~24일)에서도 1위에 올랐다. 최근 5년 내 데뷔한 보이그룹 중 두 차트 정상에 오른 팀은 코르티스가 유일하다. 올해 신곡 기준으로는 방탄소년단(BTS)의 '스윔(Swim)', 아이브의 '뱅뱅(BANGBANG)', 키키의 '404(New Era)', 악뮤 '소문의 낙원'과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등을 잇는 다섯 번째다. 오랫동안 국내 음원 시장을 지배했던 '걸그룹=대중성'(음원 순위), '보이그룹=팬덤'(음반 판매량)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숏폼 플랫폼도 장악했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틱톡(TikTok)에서 '레드레드' 관련 게시물은 200만 건을 훌쩍 넘겨 한국 '바이럴 50' 차트 1위(27일 기준)를 강타했다. 동시기에 컴백한 쟁쟁한 그룹들을 월등히 앞서는 화제성이다. 또 미니 2집 '그린그린'은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량) 231만 장(한터차트 집계)을 넘겼다. 올해 나온 K-팝 음반 중 방탄소년단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잇는 2위 규모다. 미국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빌보드 200'에는 3위(5월23일 자)로 진입했다.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코르티스 돌풍의 중심에는 정형화된 세공을 거부한 '신인류 문법'이 자리한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잘 꾸며진 모습보다 호불호가 갈릴지라도 더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려 한 '컬트적 감수성'이 통했다. 완벽함과 무결점으로 무장한 가수들의 틈바구니에서 코르티스는 투박함과 날것의 질감을 내세웠다.
인위적인 콘셉트와 메이크업을 덜어내고 연습생 시절 오가던 길거리, 음악을 만든 작업실 등을 배경으로 찍은 앨범 사진도 그 연장선이다. 누군가는 'B급'이라고 불러도 좋을 거친 감성이 코르티스만의 고유한 개성과 만나 젊음을 상징하는 신선한 음악으로 탄생했다.
기존 K-팝의 공고한 문법을 해체하고 스스로 서사가 된 새로운 종(種)의 도래. 관습의 중력을 벗어던진 이들의 전위적인 궤적은 이제 막 찬란한 서막을 올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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