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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중동 진정땐 올 3.2% 성장"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8 18:11

수정 2026.05.28 18:14

한은, 낙관 시나리오땐 0.6%p↑
올 물가는 0.5%p 올려 2.7% 전망

"반도체 호황·중동 진정땐 올 3.2% 성장"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상단을 3.2%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중동 사태의 조기 진정이라는 양대 조건이 충족된다는 가정에 따른 결과다. 하지만 해당 상황이 거꾸로 간다면 1%대로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은은 28일 내놓은 '2026년 5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반도체와 중동 상황을 두고 각각 낙관·비관 시나리오에 따른 결과를 추정했다.

우선 반도체 낙관 시나리오대로면 올해 국내 성장률은 기존 전망(2.6%) 대비 0.5%p 상향될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해선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가속화, 피지컬 AI 시장 확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강화, 국내 공급업체의 수율개선, 장기 공급계약 증가 등이 요구된다. 수치적으론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율이 20%대 중반으로 뛰어야 한다.

중동 상황 낙관 시나리오는 미국·이란 간의 협상 타결, 호르무즈해협 통항 재개로 연말께 전쟁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성장률에 0.1%p가 얹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두 시나리오가 모두 현실화되면 경제성장률을 3.2%까지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JP모건(3.0%)이나 한국금융연구원(2.8%) 예상치를 웃돈다.

비관적 상황으로 전개될 여지도 있다. 하반기 들어 AI 투자 수익성 우려로 일부 빅테크가 투자속도를 조절하고, 높아진 메모리 가격에 전자기기 수요위축이 맞물리면 성장률을 0.3%p,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돼 연말까지 통항량이 전쟁 이전의 30~40%에 머물게 되면 다시 0.5%p 깎을 것으로 분석됐다. 동시에 벌어진다면 수치가 1.8%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경제전망도 통항량이 오는 4·4분기 60% 안팎까지 회복되고,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가 하반기에 배럴당 95달러 수준으로 내린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를 맞추지 못하면 2.6%보다 낮아질 여지가 있는 셈이다.

물가에는 더 깊은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보다 0.5%p 상향 조정된 2.7%로 전망됐다. 내년 수치 역시 2.0%에서 0.3%p 높아졌다.
올해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 역시 2.1%에서 2.4%로 뛰었다. 중동 상황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면 물가상승률엔 0.3%p만큼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도 판단됐다.


윤용준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하반기부터는 유가 충격이 석유류 이외 다른 품목으로 파급되는 2차 충격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소비 개선 효과도 반영돼 근원물가에 상당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