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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국내주식 목표비중 20.8%'…'8천피' 리밸런싱 불씨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8 21:53

수정 2026.05.28 20:51

SAA 한시 확대에도 시장 추정 비중 28~29%와 괴리

"당장 매도폭탄 피했지만 중장기 수급부담은 진행형"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 투자 비중 현실화.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 투자 비중 현실화.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시장이 추정하는 국내주식 비중과는 여전히 격차가 있어 리밸런싱(재조정) 압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주식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하면서 단기 매도 충격 우려는 낮아졌지만 코스피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조정 부담은 하반기에도 수급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목표비중 올렸지만 초과비중 부담은 잔존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금위의 이번 결정은 대규모 '매도 폭탄' 우려를 낮춘 조치에 가깝다. 국내주식 목표비중 현실화와 SAA 허용범위의 한시적 확대가 단기 수급 부담을 낮췄지만 코스피지수가 80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초과비중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최근 28~29%까지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새 목표비중 20.8%에 기존 허용범위 추정치를 단순 적용하면 국내주식 보유 가능 상단은 25%대 중반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2~3%p의 초과분이 남는다.

실제 매도 규모는 △SAA 허용범위 △시장 가격 △자산군별 수익률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목표비중 상향 만으로 국내주식 수급 부담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즉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국내주식의 중장기 기대수익률이 높아졌다는 판단은 목표비중 상향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주가 상승 속도가 기금의 자산비중 조정 속도를 앞지르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 유지를 위한 비중 조정이 불가피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공식 포트폴리오 공시를 보면 리밸런싱 부담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올해 2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자산은 1610조4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국내주식은 395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24.5%를 차지했다. 해외주식 573조1000억원(35.6%), 국내채권 297조7000억원(18.5%), 대체투자 234조4000억원(14.6%)과 비교해도 국내주식 비중은 이미 종전 목표비중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리밸런싱 규칙 손질…시장 충격 분산 주력
포트폴리오 집중도를 보면 리밸런싱시 대형주가 매도 압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24년 말 기준 삼성전자 평가액은 23조421억원으로 국내주식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16.7%에 달했다. SK하이닉스(9조5627억원·6.93%), LG에너지솔루션(5조1706억원·3.75%), 삼성바이오로직스(4조6721억원·3.39%), 현대차(3조3529억원·2.43%) 순으로 상위 5개 종목 합계 비중이 30%가 넘는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크고,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과도 밀접하게 연동된 종목이다. 이들 대형주에서 국민연금의 비중 조정 물량이 나올 경우 코스피 전체의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해왔다.

이에 기금위는 자산배분 조정과 함께 일일 최대 리밸런싱 규모를 축소하는 내용의 개선안도 내놨다. 일시에 대규모 매도 주문을 내 시장을 흔드는 대신, 시장 흡수력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비중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기금위는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연말에 SAA 허용범위를 재점검하기로 했다. 다만 SAA 허용범위는 기금운용 업무의 공정한 수행과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당장 기계적 매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개선된 규칙에 따라 일일 리밸런싱 규모를 통제하고 자산배분 한도 초과분은 시장 매수세가 강한 시점에 분할하는 방식으로 연착륙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