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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항암제, 美 ASCO서 존재감↑ "가능성 아닌 데이터로 승부"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9 17:17

수정 2026.05.29 14:11

지아이이노베이션·루닛·HLB·신라젠 총출동 완전관해·생존기간 개선·AI 정밀의료 성과 잇따라 글로벌 빅파마 "K바이오 다시 본다" 분위기 확산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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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암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6)가 현지 시간 기준 오는 5월 29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면역항암제와 인공지능(AI) 기반 정밀의료 분야에서 잇따라 의미 있는 임상 성과를 공개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과거 해외 학회 발표가 기술 소개나 초기 가능성 제시에 머물렀다면 올해는 실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 효과와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점에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K항암제가 이제는 기대감이 아닌 임상 데이터 자체로 평가받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있다. 회사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1A(efdelikofusp alfa)'의 임상 1/2상 결과를 ASCO 구두 발표 세션에 올렸다.

해당 세션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차세대 면역항암 플랫폼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핵심 세션으로 꼽힌다.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기존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방광암 환자에게 GI-101A를 단독 투여한 결과 완전관해(CR)가 확인됐고, 무진행생존기간(PFS)은 13.9개월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표준 치료제 대비 두 배 이상 긴 수치다.

또 키트루다 병용 임상에서는 신장암 환자의 객관적반응률(ORR) 40%를 확보했다. 특히 환자의 상당수가 기존 면역항암제 불응 환자였음에도 장기 반응이 유지되면서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앞세워 정밀의료 영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ASCO에서는 담도암, 비소세포폐암, 희귀암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 5건을 공개한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과 진행한 담도암 연구에서는 AI가 분석한 '면역활성(Inflamed)' 환자군의 75%가 치료에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HER2 과발현 환자군에서는 객관적반응률이 80%에 달했다.

루닛은 또 비소세포폐암과 희귀암인 선양낭성암종(ACC), MSS 전이성 대장암 등에서도 AI 기반 종양미세환경 분석을 통해 환자의 생존 가능성과 면역치료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신라젠은 항암제 'BAL0891'의 초기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안전성과 효능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했다. 임상에서는 최대내성용량(MTD)을 240mg까지 확보했고, 권장 2상 용량(RP2D)은 160mg으로 도출했다.

특히 일정 용량 이상 투여군에서 완전관해(CR)와 부분관해(PR)가 각각 확인됐으며, 파클리탁셀 병용군에서는 질병통제율(DCR) 87.5%를 기록했다. 중증 전이암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HLB 역시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대규모 학술 마케팅에 나선다. 회사는 간암 및 담관암 관련 연구 8건을 발표하며 FDA 승인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 데이터는 절제불가능 간세포암(HCC)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 연구다. 간동맥화학색전술(TACE)에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더한 결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이 11.1개월로 개선됐다. 기존 TACE 단독군의 8.3개월 대비 유의미한 연장 효과다.

업계에서는 이번 ASCO를 계기로 K-제약바이오의 글로벌 위상이 한 단계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수출 기대감을 넘어 실제 생존기간 개선, 완전관해 사례, AI 기반 환자 선별 기술까지 제시되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사업개발(BD)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학회에서 존재감을 알리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글로벌 치료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을 논의하는 단계로 올라왔다"며 "이번 ASCO에서 나온 데이터들이 실제 대규모 기술수출이나 글로벌 허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