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술 깰 때쯤엔 이미 늦었다"… 금요일 밤, 당신의 '남성성'이 영구 훼손되는 순간 [몸의 오프더레코드]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9 18:00

수정 2026.05.29 18:10

"스트레스 풀려다 주말을 망쳤다"… 4050 가장들 덮친 금요일 밤의 악몽
술에 젖은 신경계와 흐물해진 혈관… '화끈한 금요일'이 부른 '나약한 주말'
일시적 현상이라는 착각은 금물… 매주 반복되는 '금요 폭음'이 남성성 영구 훼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입니다

[파이낸셜뉴스] 금요일 밤 9시. 대한민국 4050 가장들이 일주일 중 가장 해방감을 느끼는 시간이다.

치열했던 업무를 마치고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모여 삼겹살에 소주잔을 부딪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1차, 2차를 거치며 몸은 술에 거나하게 취하고, 정신은 몽롱해진다.

"그래, 오늘 밤은 화끈하게 달리고 주말엔 푹 쉬자"는 위안을 삼으며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들이 기대했던 '화끈한 주말'은, 침대에 눕는 순간 처참한 굴욕과 함께 박살 나고 만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오직 나만이 아는 중년 남성의 은밀한 파국, '알코올성 발기부전'이 덮친 것이다.

대다수 중년 남성은 술이 성욕을 높여준다고 착각한다. 물론 소량의 알코올은 뇌의 이성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을 억제해 일시적으로 공격성과 성적 충동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불금'이라 불리는 금요일 밤의 폭음은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성기능은 신경계와 혈관계의 정교한 합작품이다. 성적 자극이 오면 신경을 통해 신호가 전달되고, 그 신호에 따라 성기 내 혈관이 확장되어 피가 쏠려야 '발기'가 완성된다.

그런데 술에 잔뜩 취한 상태가 되면, 알코올 성분이 중추신경계를 마비시켜 성적 자극 신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만든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혈관이다. 알코올은 혈관을 일시적으로 확장시키지만, 동시에 혈류의 속도를 늦추고 혈압을 떨어뜨려 성기로 가야 할 혈액의 '압력'을 약화시킨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정작 육체는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는 이유다.

더욱 뼈때리는 진실은, 이런 현상이 단순히 금요일 밤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4050 남성들은 이미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기 시작하는 갱년기를 겪고 있다.

이 상태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반복되는 폭음은 간 기능을 떨어뜨려 남성 호르몬 대사를 방해하고, 음경 내 혈관 조직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킨다.
"피곤해서 그렇겠지, 내일은 괜찮겠지"라며 자위했던 그 순간, 당신의 남성성은 매주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녹아내리고 있었던 셈이다.

일주일 동안 가족의 생계를 위해 치열하게 버텨온 4050 가장들.

그들이 유일하게 위로받고자 했던 금요일 밤의 술잔은, 오히려 그들의 가장 은밀하고 소중한 자존심을 무참히 꺾어버리는 거대한 청구서가 되어 돌아왔다.
화끈한 불금을 보내고 맞이한 주말 아침, 텅 빈 눈동자로 천장을 바라보며 삼키는 중년의 서글픈 한숨은, 그렇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오프더레코드가 되어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