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이란 휴전연장 초읽기…트럼프, 상황실서 최종판단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30 00:49

수정 2026.05.30 00:4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란 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동의할지 결정하기 위해 백악관 상황실에서 회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오른쪽 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27일 백악관 각료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란 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동의할지 결정하기 위해 백악관 상황실에서 회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오른쪽 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27일 백악관 각료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연장 합의 여부를 놓고 사실상 최종 결단 단계에 들어갔다. 미국과 이란이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핵협상을 재개하는 잠정 합의안에 접근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참모들과 긴급 회의를 열며 최종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상황실 소집…"최종 결정" 임박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 참모들과 회의를 열고 이란 휴전 연장 합의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 휴전을 연장하는 합의 추진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final determination)"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전날 AP통신, 로이터 등이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잠정 합의안에 원칙적으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보도한 이후 열렸다.

잠정 합의안은 지난 2월 시작된 전쟁 이후 약 3개월간 이어진 휴전을 60일 더 연장하고, 그 기간 동안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새로운 협상을 진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전날 "몇 가지 문구를 둘러싼 조율이 남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할지 여부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핵심은 '440.9㎏ 우라늄'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순도 60% 수준까지 농축된 우라늄 440.9㎏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핵무기급인 90% 농축까지 기술적으로 매우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60일 휴전 기간 초기 협상 의제 가운데 하나는 이 우라늄 비축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다. 밴스 부통령은 "핵 문제와 고농축 비축분, 농축 허용 문제를 놓고 양측이 오가며 협상하고 있다"며 잠정 합의에서는 원칙적 틀만 정하고 세부 내용은 후속 협상에서 논의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핵 전문가들은 이란이 중국이나 러시아에 농축 우라늄을 넘기는 제3국 이전 방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런 방식은 편하지 않다"고 밝혀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잠정 양해각서(MOU)에는 중동 에너지 시장 안정과 직결된 조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으며, 30일 안에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쟁 기간 이란은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일부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했다. 최근 하루 20여척 수준만 통과시키고 있는데 이는 전쟁 이전 하루 100척 이상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거래 원유와 천연가스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대신 미국은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일부 제재를 완화해 이란 원유 수출을 허용하는 카드도 검토 중이다. 다만 협상 타결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에도 미국 재무부가 이란 군부의 원유 판매 조직에 추가 제재를 부과하면서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는 트럼프식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 강경파 "미사일로 양보 얻는다"

이란 내부 강경론도 변수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엑스(X)에 "우리는 대화가 아니라 미사일을 통해 양보를 얻는다"며 "합의의 승자는 서명 다음 날 전쟁에 더 잘 대비한 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장이나 말은 믿지 않으며 행동만 신뢰한다"며 미국의 선(先)조치를 요구했다. 이는 휴전 연장이 이뤄지더라도 이란 내부에서 대미 불신과 군사 대비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특히 이란은 협상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헤즈볼라 공격 중단도 요구하고 있지만 최근 베이루트 남부와 티레 등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이 이어지면서 중동 긴장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