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후유증? 그게 뭔가요' 5타수 4안타 2득점 불방망이 폭발
시즌 타율 0.283 수직 상승
펜스 충돌 투혼+슬라이딩 슈퍼 캐치… 현지 팬들 기립 박수 이끌어낸 미친 수비력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야구의 자존심이자 심장, '바람의 손자'가 돌아왔다. 열흘 남짓한 공백기는 그저 활시위를 더욱 팽팽하게 당기기 위한 '숨 고르기'에 불과했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복귀전에서 믿기 힘든 맹타와 메이저리그를 경악게 한 환상적인 수비로 쿠어스필드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이정후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2루타 한 방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2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폭주했다.
허리 근육통으로 11일간 전열에서 이탈했던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의 괴력이었다.
6회초 좌전 안타, 8회초에는 기술적인 밀어 치기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뽑아내며 득점의 물꼬를 텄다. 기세가 오른 이정후는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기어코 '한 경기 4안타'라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최근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68에서 0.283으로 껑충 뛰었다.
이날 현지 중계진과 팬들을 더욱 열광시킨 것은 타격보다 수비였다. 4회말 2사 3루의 결정적 실점 위기, 상대의 2루타성 타구를 끝까지 쫓아간 이정후는 펜스와 강하게 충돌하면서도 공을 낚아채는 투혼의 캐치를 선보였다.
압권은 5회말이었다. 조명 불빛에 공이 가려지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타구의 궤적을 잃지 않고 감각적인 슬라이딩 캐치로 공을 건져내며 팀을 구출했다. 타석에선 해결사, 수비에선 구세주로 활약한 그야말로 완벽한 '원맨쇼'였다. 비록 샌프란시스코 불펜이 9회말 뼈아픈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맞으며 6-8로 패했지만, 이날 경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단연 이정후였다.
이날 이정후의 맹활약은 다른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 무키 베츠의 대체자로 빅리그를 밟았던 김혜성(LA 다저스)은 최근 스윙 밸런스가 무너지며 결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타격 부진의 늪에 빠진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이틀 연속 벤치를 지켜야 했고, 교체 출장이 잦아진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시 대주자로 나서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동료들의 연이은 시련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번 타자 이정후만큼은 메이저리그 무대 한가운데서 보란 듯이 펄펄 날고 있다. 부상을 털어내고 한층 더 진화한 모습으로 돌아온 이정후의 방망이가 이제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정복을 선언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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