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월드컵 직후 사임 선언에 신문선 교수 "진정성 없는 책임 회피" 전격 저격
"행정 먹통 만든 거수기 이사회도 문제"… 즉시 퇴진 및 정부의 적극적 개입 촉구
[파이낸셜뉴스] 이미 축구계를 강타한 수장의 사퇴 예고 소식에 여론이 뜨겁다.
하지만 대회를 마친 뒤 물러나겠다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성명서가 발표되기 무섭게, 축구계 내부에서는 이를 '면피용 시간 벌기'로 규정하는 날카로운 칼날이 날아들었다.
과거 선거 무대에서 정 회장과 정면으로 맞붙었던 야당 격 인사, 신문선 명지대 교수가 독설을 퍼부으며 판을 흔들고 나섰다.
신 교수는 29일 자신의 개인 방송 채널을 통해 정 회장의 북중미 월드컵 이후 동반 사퇴 선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발표를 두고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 전형적인 책임 전가"라며 "대한민국 축구 행정을 13년간 진두지휘한 인물이 보여줄 모습으로는 지나치게 부끄럽다"고 포문을 열었다.
신 교수가 이토록 분노한 본질은 정 회장의 성명서에 담긴 문맥의 유약함이다.
정 회장은 "여러 논란과 비판이 있었다"는 문장으로 지난 수년간 축구협회를 둘러싼 파행을 압축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재정적 손실(위약금 파동), 홍명보 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시비, 그리고 축구 팬들의 공분을 샀던 범죄 혐의 축구인 기습 사면 시도까지 갈등의 깊이에 비해 사과의 무게가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징계 요구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축구협회가 참패한 사건은 정 체제의 침몰을 앞당긴 결정타였다.
신 교수는 "지난해부터 이미 텅 빈 A매치 관중석이 정몽규 체제를 향한 팬들의 실질적인 사망선고였다"라며 수장의 뒤늦은 결단을 꼬집었다.
사퇴의 '타이밍'도 도마 위에 올랐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불과 2주 남겨둔 시점에서 사퇴 시점을 '대회 종료 후'로 못 박은 것은, 본선 성적이라는 거대한 이슈 뒤로 자신의 행정적 실책을 숨기려는 지능적인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 신 교수의 주장이다.
신 교수는 "월드컵을 방패막이로 삼아 요행을 바라지 말고 지금 즉시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수장의 독단을 견제하지 못하고 거수기로 전락한 현 축구협회 이사회의 전면적인 개혁을 요구하며, 수장 공백에 따른 행정 마비를 막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당국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선거에서 85.6%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4선 연임에 성공하며 장기 집권을 이어갔던 정몽규 회장. 그러나 축구장 안팎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지금, 홍명보호의 북중미 원정길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축구협회의 권력 재편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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