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서소문고가 '열차대란' 손해배상 청구서 어디로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31 18:46

수정 2026.05.31 18:55

5일간 열차 1700여대 길목 막혀
서울시·시공사·코레일 '책임공방'


31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로 차질을 빚었던 열차 운행이 재개되며 철길을 따라 열차가 운행을 하고 있다. 뉴스1
31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로 차질을 빚었던 열차 운행이 재개되며 철길을 따라 열차가 운행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서소문고가 붕괴 사고 이후 철거작업과 교통망 복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책임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및 열차 운행 취소로 인한 손해가 막대해 대규모 법적 소송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X 정상운행… 사망사고·지연 등 보상 규모 클듯

3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소문 고가 상부 슬래브(판)와 거더(대들보), 빔 등 핵심 구조물에 대한 긴급 철거 공사가 지난 29일 오후 9시 40분부로 전면 완료됐다.

직후인 지난 30일 새벽부터 경의선과 일부 KTX 열차가 운행을 시작했고 이날은 전 열차가 운행을 재개했다. 다만 5일여간 이어진 '열차 대란'으로 일반 이용객의 취소·지연표, 화물열차의 지연배송 등 적지 않은 규모의 손해가 이미 쌓인 상태다.

앞으로 책임 소재에 대한 규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이에 따른 손해보상 절차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서소문고가는 지난 26일 새벽 철거 공사 도중 하중을 견디는 거더 부위가 2.9㎝ 가량 가라앉는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공사를 멈추고 유선·대면 보고 이후 당일 오후 긴급안점점검을 실시했다. 사고는 오후 2시 33분경 구조 진단 작업을 진행하던 가운데 슬래브 일부가 무너지며 발생했다. 점검을 주도했던 책임감리와 현장소장, 외부전문가인 구조기술자가 목숨을 잃고 공무원 3명도 부상을 입었다.

사고 지점은 열차가 지나다니는 구간으로 새벽에만 공사가 이뤄졌다. 붕괴로 인해 철로가 단선되며 열차의 운행이 멈췄고, 차량기지로 향하는 길목 역시 막혀버렸다.

코레일에 따르면 해당 구간을 지나는 열차는 평일 기준 하루 346대다. 고속열차 150대, 일반열차 124대, 화물열차 14대, 전동열차 58대 수준이다. 단순계산으로 5일여간 열차 약 1700대에 해당하는 손해가 발생한 셈이다.

최강용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만약 손해배상 소송이 이뤄진다면 국가배상법에 따라 서울시가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며 "서소문고가는 서울시가 관리하는 공공의 영조물로,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관리 하자로 인해 코레일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는 같은 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원하청업체에서 손해의 원인에 대한 책임이 인정되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손해액은 같은 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범위에서 정해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시공사, 코레일 등 사이에서 사고 발생 원인을 두고 상당한 책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코레일 "서울시가 야간공사 공문발송" vs 서울시 "합의된 내용"

서울시는 사고 이후 브리핑에서 "현장을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은 책임감리"라며 "책임감리의 판단 아래 사고 발생 가능성과 추가적인 조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점검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점검 시점에서 사고 여부를 알기 어려웠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정 부분 불가피한 사고라는 분석이다. 진입 방식 역시 당시 현장에 설치된 '공중비계'로 인해 직접 들어가는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봤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성인 9명이 진입했다고 하면 약 600~700㎏에 가까운 하중이 사고 지점에 추가된 것"이라며 "드론 등 원격 방식으로도 1차적인 관측이 가능한만큼 점검단이 보다 안전을 위한 판단을 내렸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무리한 야간공사로 인한 압박 역시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코레일은 "서울시 측에서 먼저 야간공사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고, 서울시는 "코레일의 요청에 따라 협의를 거친 결과로 구두합의 이후 공문을 발송했다"고 맞서고 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